14년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이하로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 적자전환
갤럭시S23 흥행에 MX사업 수익성 향상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14년만에 1조원을 밑도는 분기 영업이익을 써냈다. 지난 2월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 흥행에 힘입어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4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3조7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0%다.
삼성전자가 1조원 이하의 분기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만이다. 반도체 사업에서 받은 타격이 시장의 우려보다 컸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괴리가 컸다. 지난 7일 잠정실적 발표 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매출액,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62조2012억원, 1조1억원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하락과 수요 감소 악재가 전사 수익성을 아래로 끌어내렸다. 1분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4조5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DS부문 매출액은 13조7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9% 감소했다.
앞서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적자를 써낸 데 이어 이번 분기에는 D램 사업마저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낸드의 경우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빗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인위적 감산을 언급한 것에 이어 이날 세부실적 발표에서도 이를 다시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레거시(구형제품) 공정 제품 위주로 생산을 하향 조정하는 한편, 첨단공정과 고부가제품에 대한 비중을 늘려 시장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1분기는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침체 속에서도 갤럭시S23 시리즈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판매를 기록했다.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에서의 영업이익은 3조94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했다. 반도체 사업에서 받은 타격을 일정 부분 상쇄하는 효과를 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은 스마트폰 시장 위축으로 실적이 뒷걸음했다. 이 기간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7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 줄어들었다.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의 영업이익은 1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6.3% 감소했다. 글로벌 기전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영향이 컸다.
VD의 경우 프리미엄 TV 판매에 주력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밖에 자회사 하만은 1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수익성이 저하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다운턴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전략을 강화한다. D램의 경우 DDR5와 고용량 모듈 수요, 하이엔드 모바일용 LPDDR5x 수요에 적기 대응한다.
낸드는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 응용처의 고용량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모바일 쿼드러플레벨셀(QLCl) 시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파운드리에서는 고용량 메모리 집적 기술인 8단 고대역폭메모리(HBM)3 2.5D 패키지 기술 개발을 완료해 생성형 인공지능(AI)용 제품 지원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