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직전 지분 매각...사전 작전세력 인지 논란
'타이밍 절묘' vs '우연의 일치' 업계 해석도 갈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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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그룹 회장이 이른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기 전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두 회장이 사전에 작전세력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익래 회장은 지난 20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매도해 605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김 회장의 지분은 26.66%에서 23.01%로 줄었다.

다우데이타 주가는 김 회장의 지분 매각 2거래일 후부터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24일과 25일에는 하한가를 기록했고, 26일에도 19% 가량 빠졌다. 이날에도 다우데이타 주가는 4% 넘게 하락했다.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각한 배경은 승계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김 회장은 2021년 자녀들에게 다우데이타 지분 200만주를 자녀들에게 증여했는데, 이에 따른 증여세를 연부연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지분 매각을 통해 증여세를 마련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영민 회장 역시 지난 17일 서울가스의 보유 주식 10만주를 45만6950원에 시간외매매를 통해 처분했다. 서울가스의 주가는 지난 24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해 11만원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김 회장은 이번 매각을 통해 456억9500만원을 벌었으며, 이는 현 주가로 환산한 금액 대비 약 305% 많은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장의 지분 매각 시점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주가 폭락 직전에 매각을 진행하면서 마치 사전에 작전세력의 실체나 시세조종 사실을 인지한 듯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다만 수백억원을 벌기 위해 폭락 직전 주식을 매각하기에는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회장들이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단순하게 매각 타이밍이 안 좋게 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김익래 회장의 경우 사전에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찌라시까지 돌고 있다"며 "본인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매각 타이밍이 시장의 의심을 받을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주가가 폭락한 종목들의 회장들이 비슷한 시기에 매각에 나섰다는 점을 우연의 일치로만 보기에는 힘든 점이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금융당국의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다우키움그룹 관계자는 "사전에 주가 폭락을 알고 있지 않았다"며 "지분 매각으로 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울가스는 관련된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번주 SG증권 사태 주가조작 세력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에도 사태에 연루된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선광 등 종목들은 하한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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