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압박에 항의하며 노동절에 분신한 건설노조 강원지역 간부가 2일 숨진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한민국의 노동 현실이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53년 전으로 퇴행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일 오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간접고용 노동 중간착취 제도 개선 간담회’ 인사말에서 “어제가 133주년 노동절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어제 건설 노동자 한 분이 정권의 노조 탄압에 항의하시면서 분신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인사말 도중 해당 노동자가 끝내 숨졌다는 소식이 이 대표에게 전해지자, 이 대표는 낮은 목소리로 “조금 전에 분신하신 노동자가 운명하셨다고 한다”며 “괜찮으면 잠시 명복을 비는 묵념을 잠깐 할까 한다”고 제안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묵념했다. 이날 현장 발언을 위해 간담회에 참석했던 일부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눈물을 훔쳤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정부가 건설노조를 상대로 압수수색 13차례, 구속 15명, 소환조사 150명을 했다고 한다”며 “대통령 가족이 연루된 주가 조작이나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개입된 ‘50억 클럽’에 대해서는 눈 가리고 아웅 식 수사만 하는 정권이 힘 없는 노동자들 탄압하는 데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행태에 참으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노조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간부 A씨(50)는 이날 오후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9시35분쯤 강릉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A씨는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 노조 전임비 지급을 강요한 혐의(공동 공갈) 등으로 기소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A씨는 분신 전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적용된 혐의가)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라 한다.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다”라는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