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TC·CXMT, 고부가 메모리 생산 확대 차질
오포 자회사 반도체 사업 중단…미국 제재 영향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미국의 기술 봉쇄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꺾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인 메모리반도체 기업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는 고부가가치 낸드플래시 생산을 늘리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YMTC는 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쫓고 있는 기업이다. 앞서 이 기업은 232단 3차원(3D) 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필요한 반도체 장비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232단 낸드를 비롯한 낸드의 램프업(생산량 증대) 속도가 느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는 "낸드 생산을 위한 YMTC의 웨이퍼 투입량은 월 11만5000~12만장 수준"이라며 "반도체 장비 확보가 어려워진 YMTC는 기술 로드맵을 계획대로 이행하지 못하게 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미국의 제재에 맞서 자국산 장비를 활용해 첨단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YMTC는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인 나우라 테크놀로지 등에 대규모 발주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업인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등의 장비를 공급받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신공장 가동일도 불투명하다. YMTC의 우한2공장은 올해말 완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완공 일정도 미뤄질 것으로 전해진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CXMT는 YMTC와 달리 미국이 정한 블랙리스트인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10나노 후반대 D램과 같은 고사양 제품의 램프업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해외업체로부터 메모리반도체 수입을 줄이겠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의 자급률은 15% 미만으로 추정된다. 한미간 반도체 동맹 강화에도 중국의 선택지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도 반도체 사업에서 손을 뗀다.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제쿠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최근 스마트폰 수요 감소와 함께 미국의 중국 제재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선 최첨단 장비가 필요하다.
오포는 지난 2019년부터 제쿠를 통해 스마트폰용 통신칩, 이미지신호처리(ISP)칩을 개발했다. 오포는 이 회사를 통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도 개발할 계획이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SMIC도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6% 감소한 14억6000만달러(약 1조937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48.3% 줄어들었다.
SMIC는 반도체 자립을 추구하는 중국 정부로부터 큰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미국의 전방위 압박으로 차세대 반도체 생산이 어려워진 상태다. 중국 반도체 기업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반도체 공정의 국산화를 서두르고 있지만 당장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