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올해 초 현대차 소형SUV '코나'가 2세대 완전변경으로 돌아왔다. 현대차는 신형 코나를 출시하며 독특한 전략을 선택했다.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를 먼저 디자인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것. 여기에 각종 편의품목 구성 등을 보면 이번 코나의 중심은 확실히 전기차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코나 일렉트릭은 한 때 월 5000대 가까이 생산, 국내외 시장에 공급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국내에선 2021년 4월 조용히 단종되기도 했다.
아직 좋지 않은 기억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현대차는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제품력에 자신 있다는 방증이다. 경기도 하남과 강원도 속초 일대에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이하 코나 일렉트릭)을 시승했다.
◇ 미래지향적 외형에 깔끔한 실내 구성 ‘눈길’
코나 일렉트릭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앞서 스타리아와 그랜저 등에서 선보인 ‘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램프(Seamless Horizon Lamp)’도 최신 현대차 디자인 언어를 충실히 반영했다. 도톰하면서도 매끈하게 다듬은 실루엣도 다른 코나들과 동일하다.
소형 SUV로 분류되지만 코나 일렉트릭의 인상은 꽤 다부지다. 기존 현대차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아머(Armor)’ 형상의 클래딩 디자인이 한 몫 하는 듯 하다. 휠 아치를 단단히 감싸는 형상에 눈길이 간다.
코나 일렉트릭은 전기차만의 차별화 요소로 픽셀 디자인을 더했다. 수평형 조명 위에 파라메트릭 픽셀 형태를 입혔고, 범퍼 하단에도 픽셀 형태가 적용된 디자인을 채택했다. 여기에 공기흡입구를 없애고 범퍼부터 후드까지 매끈하게 다듬어 기능적인 측면도 고려했다. 덕분에 코나 일렉트릭의 공기저항 계수는 0.27Cd에 불과하다.
실내는 수평 레이아웃을 중심으로 시원시원하게 꾸몄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은 각각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합한 파노라마 방식이고, 변속 레버는 칼럼식으로 스티어링 휠 뒤 쪽에 배치했다. 무선충전 패드를 비롯해 수납공간을 곳곳에 배치해 편리함을 더했다.
전기차의 특성을 잘 살려 2열 바닥을 평탄히 만든 점도 만족도가 높다. 기존 소형 SUV들의 아쉬운 점 중 하나로 언급됐던 것이 2열 거주성이라는 점에서 전기차의 비교우위를 확실히 내세울 수 있겠다.
이밖에 전용 컬러 ‘메타블루 펄’을 비롯, 실내 마감재로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에코 패키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밝기 조절이 가능한 실내 조명, 프론트 트렁크(27ℓ) 등도 전기차에서만 선택 가능한 기능들이다.
◇ 자연스런 거동의 친환경 드라이빙
코나 일렉트릭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50㎾의 전기모터와 64.8㎾h 용량의 배터리 등으로 구성된다. 17인치 휠 기준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는 417㎞, 19인치 휠을 장착한 시승차의 경우 완충 후 트립 컴퓨터에 표시된 주행가능거리는 400㎞였다.
전기차답게 초반 가속 반응은 경쾌하다. 응답성도 빠르고 속도를 붙여나가는 실력도 시원시원하다. 세단보다 높이가 있는 SUV지만 회전구간에서 안정성도 나쁘지 않다. 무거운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있어 무게중심이 안정적인 결과다.
초기 전기차의 경우 갑작스런 가속감이나 감속 시 ‘울컥울컥’하는 반응 때문에 동승객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신형 코나 일렉트릭의 미덕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다. 브레이크를 밟아 회생제동을 걸어도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가속감도 금세 적응할 수 있었다.
주행거리 표시도 꽤나 신뢰감 있었다. 때 이른 더위에 에어컨과 통풍시트를 켜고 하남과 속초 간 180여㎞를 달리는 동안 트립 컴퓨터 상 줄어든 거리는 200㎞ 전후였다. 충전 잔여량에 따라 주행가능거리를 중심으로 공조를 최적화해주는 ‘주행거리 중심 공조제어’, 배터리 잔량과 목적지까지의 이동 거리를 분석해 충전이 필요한 경우 최적의 충전소를 경유지로 안내해주는 ‘EV 경로 플래너’ 등도 믿음직한 요소다.
◇ 실구매가 3000만원대…전기차 대중화 이끌까
코나 일렉트릭의 판매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프리미엄 4654만원, 롱레인지 모델 프리미엄 4968만원, 인스퍼레이션 5323만원 등이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기차 구매 시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혜택과 구매보조금을 반영할 경우 실 구매가는 3000만원대 초반~중반대로 내려간다.
일반 소비자들도 충분히 고려할 만한 가격대로 판단된다. 현대차그룹의 최신 편의·안전기능을 대거 탑재한 점을 생각해보면 이번 코나 일렉트릭의 가격이 상당히 공격적으로 책정됐다는 판단이다. 시장 반응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