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저렴한 가격·합리적 구성 상품 선봬
편의점, 효율적 소비 가능 공간으로 인식 확산

사진=CU 제공
사진=CU 제공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서울 마포구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직장인 A씨는 최근엔 편의점에서 장을 본다. 기존에는 대형마트나 온라인몰에서 식료품을 구매했지만, 음식량이나 배달 주문 최소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반면 편의점은 접근성이 좋을 뿐더러 적당한 양에 가격까지 합리적인 상품이 대거 나오면서 집에 쟁여 놓기 좋고, 한 끼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어 부담이 없어서다.

편의점에서 일상 먹거리를 사는 이른바 ‘편장족(편의점 장보기족)’이 늘고 있다. 고물가 속에 1+1, 2+1 등의 행사 뿐만 아니라 가격 자체를 저렴하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저렴한 소비를 유도하면서 합리적인 유통채널로 부각되고 있다. 편의점들은 장보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극대화한 상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먹거리·생필품 할인행사를 강화하며 유통채널로 눈도장을 찍겠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이달 1900원짜리 ‘김치볶음밥득템’을 내놨다. 지난달 출시한 2900원 ‘피자득템’이 냉동간편식 전체 매출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자, 냉동간편식 상품 2탄으로 출시했다.

김치볶음밥득템은 남도식 맛김치로 감칠맛을 살리고 아삭한 식감을 강조한 상품으로, 중량은 현재 CU에서 운영 중인 냉동 볶음밥 중 가장 많은 250g이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에 출시되는 볶음밥은 취식 편의성을 고려해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는 패키지를 이용한다. 하지만 이 상품은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만큼 파우치 패키지를 적용해 가격을 기존 상품보다 절반 이하로 낮췄다.

CU 관계자는 “지난해 초 출시한 4900원 ‘계란득템’(15구)과 2300원 ‘핫바득템’은 현재까지 카테고리별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올해 냉장 두부, 닭가슴살, 순살치킨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고물가시대 고객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S25은 이달 쿠캣과 6500원짜리 ‘ㅃ피자’(360g)를 선뵀다. 1인이 즐기기 적합한 7인치 사이즈의 피자 2판이 들어간 상품으로, 100g 당 가격을 고려하면 시중의 냉동피자보다 저렴하다. 

1+1을 연상시킬 수 있도록 ‘ㅃ’ 초성으로 네이밍하고, 모차렐라 치즈와 체다 치즈 두 가지를 사용해 고소한 풍미를 살렸다.

GS25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해 배달 음식비가 오르고 있고,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냉동 상품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가성비 높은 냉동 특화상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이마트24에서 원더밥과 함께 라면을 먹고 있다. 사진=이마트24 제공
고객이 이마트24에서 원더밥과 함께 라면을 먹고 있다. 사진=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는 지난 3월부터 쌀밥과 볶음김치로만 구성된 1500원짜리 ‘원더밥’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일반 도시락보다 10% 가량 줄인 쌀밥과 볶음김치 30g으로 구성됐다.

일반 브랜드의 즉석밥과 볶음김치를 따로 구입하는 것보다 밥과 볶음김치의 양을 일반 상품보다 각각 10%, 40% 가량 줄이는 대신 두 가지 모두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옛날 경양식 콘셉트로 돈까스와 양송이수프로 구성된 4900원짜리 ‘돈까스&수프정식’ 도시락도 판매한다. 경양식 레스토랑의 후추를 뿌린 양송이 수프와 돈까스로 만든 상품으로, 미트스파게티, 볶음김치, 밥, 피클, 단무지로 구성했다.

세븐일레븐은 창립 35주년을 맞아 이달 도시락을 비롯한 인기 상품에 대해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도시락 전 상품에 대해 점심시간(오전 11시~오후 2시)에 삼성카드로 결제 시 20% 현장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주요 도시락을 국민카드로 결제 시 3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원두커피 세븐카페 반값 할인행사도 실시한다. 전종에 대해 카카오페이머니 결제 시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적당한 가격과 합리적인 구성의 상품을 속속 출시하는 만큼 고물가 시대 편의점 장보기는 효율적인 소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상품군을 확대할수록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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