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운용 호조에 1분기 대부분 증권사 '깜짝 실적'
2, 3분기는 큰 기대 어려워...4분기 재차 확대 예상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증권사들이 채권운용 이익 증가에 힘 입어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1분기와 같은 대규모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의 영업이익 합계는 1조5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급증했다.

주식시장 회복에 따라 거래대금이 늘어나며 실적 상승에 일조했고, 특히 금리 안정화로 채권운용 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20~60%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이끌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별도 기준 1분기 운용이익으로 35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51.1%, 284.2% 증가한 기록이다. 이에 S&T 부문의 순이익이 64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했고,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 1분기 자산운용 부문 세전 순이익 역시 1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617억원 대비 93.2% 증가했고, NH투자증권도 1분기 운용손익 및 관련 이자수지로 31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272.7%, 84.5%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또 키움증권은 1분기 운용이익으로 9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고, 삼성증권은 상품운용손익 및 금융수지로 전년 동기 대비 102.6% 증가한 3139억원을 기록해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사들의 운용 실적이 개선된 주요 배경은 시장 금리가 전년 고점 대비 하락한 영향이다. 실제 올 1분기 원화RP(환매조건부채권), 원금운용, 프랍운용 모두 호조를 보였다.

다만 2분기부터는 1분기와 같은 대규모 이익 실현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금리 하락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연초 시장 금리 낙폭이 워낙 컸기에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 금리가 반등하고 있고, 증시 상승 탄력도 둔화되고 있다"며 "증시는 실제 경기사이클에 선행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추가 상승도 가능하겠으나, 시장 금리는 통화정책을 선반영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으면 등락을 반복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도 1분기 대비 부진이 예상된다. 증권사 5곳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1조1043억원으로, 1분기 대비 30.4%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시장 금리가 지속적인 하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간으로 증권사들의 채권운용에 우호적인 분위기 형성이 가능하다"며 "2, 3분기 손익은 1분기 대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4분기 손익은 재차 확대될 전망이다"라고 진단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 운용이익이 급증한 것은 단발성 이벤트 측면이 강했다"며 "2분기부터는 1분기 만큼의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평년 수준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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