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넥실리스가 생산하는 동박. 사진=SKC
SK넥실리스가 생산하는 동박. 사진=SKC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전기차용 배터리(2차전지)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동박(전지박) 시장을 두고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동박 시장 점유율의 3분의 1 이상은 국내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시장 조차 업체 SNE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SKC 자회사 SK넥실리스가 점유율 22%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13% 점유율로 4위에 자리하고 있다. 2위와 3위는 중국 왓슨(19%)과 대만 창춘(18%)이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펴 만든 막으로 배터리 음극재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얇게 만들수록 무게를 줄이고 배터리 효율을 높일 수 있어 균일하게 길고 넓게 펴는 제조 기술력이 중요하다.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과 충전 시간을 좌우하며 배터리 원가의 10~15%를 차지한다.

SNE리서치는 2021년 26만5000t이던 동박 수요가 2025년 74만8000t으로 연평균 40%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2018년 1조원 남짓에 불과했던 동박 시장 규모는 2025년 10조원 이상에 이를 전망이다.

SK넥실리스는 연간 동박 생산능력을 약 5만2000t에서 2026년 25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정읍공장을 연산 5만2000t 규모로 확장한데 이어 올해 하반기 연산 5만t 규모의 말레이시아 공장 상업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SKC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지난해 연간 5만t 규모 폴란드 공장을 착공했고 북미 지역에 추가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출범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 생산라인을 연산 6만t 규모로 증설하고 추가 라인까지 총 9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스페인 카탈루냐주에도 연산 2만5000t 규모의 신규 공장을 짓고 있으며 북미 신공장 건설까지 추진해 2027년 연 생산능력을 23만t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고려아연도 최근 동박 제조 자회사 케이잼에 500억원 출자를 결정했다. 자금은 동박 공장 증설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2025년 착공 예정인 1차 증설을 통해 3만t 규모의 연 생산량을 확보하고 2차 증설을 통해 2027년까지 연 생산량을 6만t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당초 케이잼은 연산 1만3000t 규모의 동박 공장을 짓고 올해 중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추가 증설 계획까지 추진하는 것이다.

솔루스첨단소재 역시 2026년까지 유럽과 캐나다에 각각 연간 10만t, 1만8000t 규모의 동박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소재 기업 LG화학의 경우 기업 인수 등을 통한 동박 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글로벌 6~7위권 기업인 일본 동박 제조사 니폰덴카이 등이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힌다. LG화학은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동박 사업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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