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가 지난 4일 호텔롯데월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비전과 성장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가 지난 4일 호텔롯데월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비전과 성장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롯데그룹 화학군의 배터리 소재 시장 공략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에 이어 프랑스 음극재 스타트업 투자까지 이른바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에 대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착실히 진행 중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서울 롯데벤처스 본사에서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스타트업인 엔와이어즈와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식은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 올가 부르착 엔와이어즈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계약은 벤처캐피탈(CVC)이자 스타트업 발굴·투자·육성을 담당하는 롯데벤처스와 롯데에너지소재펀드를 결성하고 엔와이어즈에 데모 플랜트 투자·운영자금으로 79억원을 출자하는 지분투자 방식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업계에서 흑연계 음극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꼽힌다. 국내에서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등도 관련 투자와 연구개발(R&D)에 나서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번 지분투자를 통해 엔와이어즈의 2대주주가 되며 실리콘 복합물질(Si-C 계열) 공동 개발을 통해 고성능 실리콘 음극재를 대량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엔와이어즈는 차세대 음극재인 실리콘 복합물질에 관한 차별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연산 2.5t 규모의 파일럿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본격적인 상업 양산 규모 생산 시점은 2027년이 목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엔와이어즈의 기술이 높은 에너지 밀도를 바탕으로 주행거리 증가와 충전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기존 흑연을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차별적인 생산성과 원가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음극재 시장에 진출하고 기존 동박 사업과의 시너지(상승효과)를 꾀한다. 동박은 배터리에서 음극재를 감싸는 소재로 쓰인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차세대 음극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배터리 소재 신사업을 확대하고 나아가 하이엔드 동박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며 “향후 음극재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배터리사와의 업무 협업, 미래 사업을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표한 4대 핵심 성장 전략의 가운데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의 일환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날 적기 시장 선점을 위한 △하이엔드 초격차 기술력 △글로벌 거점 확대 △롯데 화학군 시너지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 등 4대 핵심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올해 수주 잔고 15조원, 2025년까지 20조원을 달성, 시장 점유율 30%로 하이엔드 동박 세계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지난 14일 (왼쪽부터)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 올가 부르착 엔와이어즈 대표,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가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난 14일 (왼쪽부터)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 올가 부르착 엔와이어즈 대표,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가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3월 롯데케미칼이 2조7000억원에 인수하면서 기존 일진머티리얼즈에서 간판을 바꿔달고 출범했다. 배터리 소재 등에 쓰이는 동박 사업을 주력으로 지난해 매출 7294억원, 영업이익 84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범용 동박부터 초극박·고강도·고연신 하이브리브형까지 제품 경쟁력을 앞세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국내외 글로벌 배터리사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으며 한국과 말레이시아 공장에 국내 동박 업체 1위인 연 6만t 규모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말레이시아·스페인·미국 거점을 통해 2027년 23만t까지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당초 전지소재사업에서 2030년까지 연간 매출액 5조원 목표를 설정했으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가 완료됨에 따라 매출 목표치를 7조원으로 올려 잡았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미래 신성장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의미 있는 신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성공적인 PMI(인수 후 통합 과정)를 통해 전지소재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화학군 계열사들을 통해 배터리 소재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용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생산과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고순도EC·고순도DMC) 공장 건설에 나섰으며 롯데알미늄은 양극박, 롯데정밀화학은 솔루스첨단소재 지분투자 등을 통한 동박 사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기술 확보와 계열사 간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 방안을 도출하고 미래 배터리 소재 사업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이 같은 차원에서 4대 핵심 전략 중 ‘롯데 화학군 시너지’를 통해 계열사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연계한 종합 소재 솔루션 제공, R&D 역량을 집중한 추가적인 배터리 소재 공동 연구 등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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