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7∼8일부터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 배치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핵무기 배치 계획을 거론하면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내달 7∼8일까지 (벨라루스에서) 관련 시설의 준비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시설 준비를 마치면 무기를 당신의 영토에 배치하는 것과 관련된 활동이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 3월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4월 벨라루스 국방부는 러시아로 파견한 군부대가 현지에서 전술 핵무기 운용 훈련을 받고 복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6일경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이 핵무기 이전에 관한 문서에 정식 서명했고 푸틴 대통령도 관련 법령에 사인했다.

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가 실제 이뤄진다면 1991년 소비에트연방 해체 이후 1996년 러시아의 해외 핵무기 국내 이전이 완료된 지 27년 만의 러시아 핵무기 해외에 배치다.

벨라루스는 다음달 1일 전술 핵무기 저장고를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벨라루스에는 이미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폭격기가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전술 핵무기 배치가 임박함에 따라 국제사회에 안보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배치하려는 전술 핵무기는 전략 핵무기와 공식적인 군축 협정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국제적 통제 체계 밖에 있다. 전략 핵무기는 도시 파괴 등이 가능한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되지만 상대적으로 위력이 작은 전술 핵무기는 중요 인프라를 파괴하거나 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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