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월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월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병용 기자] 삼성전자가 주4일제 근무 실험에 나선다. 서열 1위 기업의 휴무 도입에 월급쟁이들 사이에선 단축 근무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는 분위기다. 재계 전체로 확산되는 도화선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 심리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2030 MZ 직장인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반면 기성세대에서는 원가 부담이 심한 경제위기 상황에 주4일제가 시기적으로 맞느냐는 불만도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3일부터 ‘월중휴무’ 제도를 운영한다. 매달 월 필수 근무량인 40시간을 채우면 월급날인 21일이 있는 주 금요일은 휴식이다. 한 달에 한번 주 4일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필수 인력인 생산직과 교대 근무자는 예외다.

이를 두고 업계 경쟁사에서 근무하는 A씨(41)는 기업과 직원 모두 ‘윈윈’하는 복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직원들은 휴식이 늘어남으로써 일의 효율‧능률성을 끌어올리고, 회사는 휴식 이후 직원들에게 한결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쟁사보다 많은 휴식을 제공하면 인력 유출을 막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실제 다수의 미국 실리콘밸리 회사들은 유연한 근무 환경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지난해 6월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조직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들자”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재계에서 주4일제를 처음 시행하는 기업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부터 매월 세 번째 금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했다. SK텔레콤은 격주로 금요일에 출근하지 않는다. (주)SK와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한 달에 두 번 금요일에 쉰다.

CJ ENM도 월 2회 금요일에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전통적인 기업들에 비해 비교적 업무 분위기가 자유로운 정보기술(IT) 업계에서도 카카오게임즈,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우아한형제들 등을 시작으로 주 4일제나 주 4.5일제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주4일제가 재계에 대폭 확산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규직 12만 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이 재계 전체적으로 휴무를 늘리는 분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2016년 직원 간 수평 호칭을 골자로 한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하자 업계에선 줄줄이 직급을 축소‧통합하는 등 재편 움직임이 일었다. 삼성전자의 경영혁신 사례가 재계의 표준이 된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예외로 했듯이 생산직이 많거나 교대 근무가 주로 이뤄지는 철강·자동차 업계 등에서는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쉽지 않다. 또한 상대적으로 복지가 열악한 중견·중소기업 종사자에게는 거리가 먼 얘기로 들릴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매년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은 늘어나는데 업무 시간을 줄이면 회사는 어떻게 생산성을 높이겠느냐”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업마다, 업종마다 근무 방식이 다르니 단축근로도 방법이 달라야 한다”며 대기업 중심의 유연 근무 실험에 대한 일률적인 적용의 한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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