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의원, 국회 윤리위 출석…"코인 투자 의혹 소명"
하루인베스트·델리오, 입출금 중단…고객 자금 발묶여
고객 소송 준비 중…"업계 고사상태, 업황 회복 기대↓"

15일 오후 찾아간 하루인베스트 사무실(서울 강남구 소재). 문이 잠겨 있고 불이 모두 꺼져 있다. 하루인베스트는 13일 자산위탁운영사(B&S홀딩스)가 경영보고서를 허위로 제공했다며 고객 자금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했다. 사진=정우교 데일리한국 기자
15일 오후 찾아간 하루인베스트 사무실(서울 강남구 소재). 문이 잠겨 있고 불이 모두 꺼져 있다. 하루인베스트는 13일 자산위탁운영사(B&S홀딩스)가 경영보고서를 허위로 제공했다며 고객 자금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했다. 사진=정우교 데일리한국 기자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크고 작은 사건이 여기저기서 빵빵 터지고 있다." 

한 코인거래소 관계자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최근 국내 가상자산 시장 안팎에선 크고 작은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에선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투자 의혹이 불거졌고, 최근에는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운용사들이 갑자기 입출금을 중단하면서 고객 자금의 발이 묶였다.  

또 실명계좌를 얻지 못하거나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시세 하락)에 타격을 입은 코인 거래소 중에서는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거나 줄퇴사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돈다. 연쇄 악재들을 지켜보는 관계자들 사이에선 "업계는 고사상태"라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정무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내달 11일 '가상자산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여기선 김남국 의원의 투자 의혹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김남국 투자 의혹이 불거지자 국회는 지난달 본회의에서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부랴부랴 통과시킨 바 있다. 이 개정안에는 국회의원 등 공직자는 자신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여야 의원들은 이에 따라 15일부터 가상자산을 신고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업계 관계자들은 쓴웃음을 짓고 있다. 국회의원과 관련한 법은 의혹만으로도 신속하게 본회의 처리됐지만,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업권법은 지난달에서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 거래 및 이용자 등에 관한 법률안)이 정무위를 통과했다.

현재는 법제사위원회 회부를 기다리고 있으며 다음 국회 본회의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결국 제대로 된 업권법없이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김남국 의혹으로 투기성이 짙고 깨끗하지 못하다는 오명만 얻게 된 셈이다. 

또한 최근에는 하루인베스트, 델리오 등 가상자산 예치 운용사들이 고객 자금의 입출금을 중지하면서 시장에 또 다른 논란이 생기고 있다. 예치는 고객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맡기면 일정 수준의 이자를 가상자산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하루인베스트는 지난 13일 자산위탁운영사(B&S홀딩스)가 경영보고서를 허위로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루인베스트는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시장과 고객 사이에선 러그풀(가상자산 시장에서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갑자기 중단하거나, 자금을 챙겨 잠적하는 행위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15일 오후 기자가 찾아간 하루인베스트와 모회사인 블록크래프터스 사무실(서울 강남구)은 입출금 중단(13일) 후부터 계속 잠겨있는 것이다. 하루인베스트는 러그풀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으며 B&S홀딩스에 대해선 형사고소를 했다고 밝혔다. 

델리오도 14일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했다. 델리오는 "최근 하루인베스트에서 발생한 디지털 자산 입출금 중단 여파로 시장 변동성 증가, 투자자 혼란 가중 등 상황이 야기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가운데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출금정지 조치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했다. 하루인베스트의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라는 이유와 같은 설명이다.

또 델리오의 정상호 대표는 17일 고객 보고회의를 개최하고 투자금 회수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고객들은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며, 법무법인 LKB는 이날(16일) 서울 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한 관계자는 최근 일련 사건에 대해 "산업이 자리잡기 위한 과도기라고도 생각하고 견디고 있지만, 안팎으로 부정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견디지 못할 정도다"라며 "여기에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는 회사 또는 거래소로부터 월급을 제때 받지 못하거나 격무에 지쳐 퇴사하는 현직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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