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MR기술개발사업단 출범..."시작부터 美기술 배제해 수출통제 사전 차단"

10일 만난 김한곤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기술개발사업단장은 30년간 원자로설계에 매진한 베테랑답게 iSMR 기술개발에 자신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10일 만난 김한곤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기술개발사업단장은 30년간 원자로설계에 매진한 베테랑답게 iSMR 기술개발에 자신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형 소형원전모듈 iSMR 개발을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 2025년 설계가 완성될 iSMR의 기술개발을 진두지휘할 김한곤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기술개발사업단장을 10일 만났다.

김한곤 단장은 iSMR 개발에 있어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두겠다고 한다. 안전성이 확보돼야 주민수용성은 물론 수출을 원활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iSMR은 innovative Small Module Reactor의 약자로 ‘혁신형 소형모듈원전’으로 불린다.

김 단장은 “iSMR은 사고가 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이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해 어떤 지역이든 안심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에 따르면 iSMR은 2025년 말 설계를 완성하고 2028년 표준설계인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iSMR이 완성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표준설계인가 전에 공사를 개시해 완공시기를 앞달길 예정이다. 

그는 “iSMR이 완성되는 시점부터 인허가를 받고 건설 준비를 하면 너무 늦어질 수 있다"며 "사업자가 인허가를 받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면 건설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후년(2025년) 정도면 iSMR 첫 호기를 어느 곳에 어떻게 설치할 것인지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이 iSMR 설계에서 완공까지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그가 한국형 대형원전인 APR-1400 등 원전설계 업무에서 30년 경험이 있어 가능하다. 비록 상용화에 문제가 있지만 iSMR의 원조 격인 스마트원전 개발사업 참여 경력도 뒷심이 되고 있다 

그는 “이전 정부에서 시작해 여야를 가리지 않는 지지를 받고 있고, 과기부와 산업부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iSMR의 사업단장 공고를 보았을 때 처음엔 리스크가 큰 사업이라 망설였지만, 30년동안 원자로 개발만 했던 내가 하면 낫지 않을까 생각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원전은 2011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일체형 원자로다. 당시 기술로는 잘 만들어진 원전이지만, 지금 기술이 적용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석탄발전 대체는 물론 대형원전이 할 수 없는 것들을 iSMR이 수행할 수 있어 전세계가 iSMR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대형원전과 달리 iSMR이 미국의 수출통제를 받지 않도록 시작단계부터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원전의 경우 기술사용협정에 따라 미국의 수출통제를 따르기로 했는데, ISMR은 그런 협정없이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형원전이 갖는 제약이 없다”며 “iSMR기술개발사업단에서 미국 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시작단계에서 항상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10일 출범식 행사장에서 표준설계인가를 앞당기라는 강경성 산업부 차관의 주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iSMR 설계 완성 후 표준설계인가를 받기까지 3년은 순수하게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와 사업자 간의 일”이라며 “원안위는 안전 여부를 판단하는 규제기관이기 때문에 근거 없이 표준설계인가 시기를 앞당길 수는 없다. 그 시기를 앞당기기려면 iSMR의 안전성과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안전성과 완성도를 더욱 높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2026년 상용화 일정을 제시한 미국 뉴스케일보다 iSMR의 일정이 늦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뉴스케일은 경쟁상대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전세계 SMR의 시장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미국 뉴스케일이 한국보다 2~3년 빨리 개발했다고 해서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오히려 뉴스케일이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제품이 제대로 성공해야 SMR이라는 것이 작동되는구나 하는 인식이 퍼질 것”이라며 “뉴스케일의 SMR 개발이 늦어지거나 실패하면 한국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SMR과 재생에너지와의 조화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원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밖에 없다”며 “태양광의 경우 낮에 전기를 생산하지만 아침과 저녁에 공백이 발생하는데 SMR이 이를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태양광의 공백을 천연가스발전이 보완하지만 천연가스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대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한국은 지난 30년간 원자력 기술개발에 한번도 쉬지 않은 저력이 있는 나라”라며 “이런 경험이 밑바탕에 깔리고 국회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니 iSMR 개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iSMR 개발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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