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0%로 유지…2월 이후 '4연속 동결'
연간 3.5%에 부합…근원물가는 3.3% 상회할 듯
경제 성장률 1.4% 부합…"금융안정 유의하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이 이달까지 둔화 흐름을 보이겠지만 다음달부터 다시 높아지면서 연말엔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3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기준금리 결정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지난 2월 이후 4연속 동결 결정으로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1.75%포인트로 유지됐다. 

금통위는 "물가 외에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가계부채 흐름 등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게 적절하다고 봤다. 추가 인상 필요성은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하겠다"라고 결정 배경을 부연했다. 

금통위 관측에 따르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 3.5%에 대체로 부합할 전망이다. 근원물가는 하반기에도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양호한 서비스 수요 지속 등으로 금년중 연간 상승률이 지난 전망치 3.3%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그간 둔화 흐름을 이어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상승률은 전월 3.3%에서 2.7%로 크게 낮아졌는데, 금통위는 이러한 흐름이 국제유가의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개인서비스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된 데 영향을 받았다고 봤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에너지 제외 지수)은 지난달 3.5%로 전월 3.9%보다 상당폭 낮아졌으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동일한 3.5%를 나타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에 대해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성장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고 봤다. 고용은 예상보다 높은 취업자수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는 판단이다.

국내 경제는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IT 경기부진 완화 등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이를 종합해 올해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 1.4%에 부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화정책방향을 보면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 흐름을 보이지만 고금리 영향 등으로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국가별 둔화 흐름은 차별화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주요 선진국이 통화긴축 기조를 강화하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다가 미국 물가상승률 둔화 등으로 약세전환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세계경제, 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파급효과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통위는 이달 금융·외환시장 내에서 일부 비은행 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됐다고 주목했다. 주택가격은 수도권이 상승전환했으며, 지방은 하락폭이 크게 축소됐다. 또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라며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기간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성장의 하방위험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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