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산 전기차·PHEV 판매 5.9% 증가…점유율 7.2%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상반기 미국 전기동력차(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수소전기차) 시장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등 부품 수급 문제가 해소된데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자국산 전기차 생산 및 판매가 급증한 결과다.
미국 브랜드의 기세가 대단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등 국산 브랜드도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가 발표한 보고서 '2023년 상반기 미국 전기동력차 시장동향'에 따르면, 올 1~6월 미국서 판매된 전기동력차는 65만569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8%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동력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6.2%에서 8.6%로 확대됐다.
이중 전기차가 53만182대(전년 동기 대비 59.2%↑)로 가장 많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12만3690대, 39.4%↑)와 수소전기차(1827대, 0.4%↓) 등이 뒤를 이었다.
KAMA는 보고서에서 미국 전기동력차 시장 성장의 요인으로 △공급망 차질 완화 △가격 인하 경쟁 심화 △신차 투입 확대 등을 꼽았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를 시행 중이다. 이 영향으로 북미 지역에 주요 생산 거점을 보유한 미국계 전기차 판매가 급증했다.
상반기 미국 시장서 판매된 미국계 브랜드 전기동력차량은 40만66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60.7% 급증했다. 시장점유율은 73%에서 올해 77.4%로 4.4%P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계 브랜드 전기동력차 판매대수는 4만6826대로 같은 기간 5.9% 성장세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지난해 10.5%에서 7.2%로 3.3%P 하락했다.
한국계 브랜드는 한국 공장서 생산한 전기차를 미국으로 수입, 판매해왔다. 이에 따라 IRA의 직격탄을 맞아 개인 구매자 대상 보조금이 중단됐다. 대신 보조금 지급에 대한 생산지 제약이 없는 리스나 렌트 등 상업 판매 비중을 늘리고, 기업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조치가 주효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상반기 미국 내 전기차 베스트셀링카 1위는 테슬라 모델Y다. 모델3도 2위에 올랐다. 한국 브랜드 중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가 각각 7위와 10위에 올랐다.
강남훈 KAMA 회장은 "국내 자동차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전기자동차 생태계 구축이 더욱 중요하다"며 "'임시투자세액공제'와 같은 투자지원제도의 연장과 미래자동차 부품 산업의 전환 촉진·생태계 육성에 관한 특별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