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컨콜서 ‘글로벌 EV 경쟁 심화’ 지적
NACS 도입엔 “좀 더 논의 거쳐야” 언급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이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지는 전기차 가격 경쟁이 ‘비정상적’으로 치열하다고 평가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우정 본부장은 전날 열린 2분기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몇 개 브랜드에서 시작한 가격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며 “전기차 시장 자체가 도입기를 지나 대중화에 들어가면서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이라고 최근 전기차 시장을 진단했다.
주 부사장의 발언대로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수 차례 가격 인하를 단행했고,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가격을 최대 1만달러(한화 약 1280만원)까지 인하키로 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굴기도 기아의 전동화 전략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 본부장은 이 같은 전기차 가격 경쟁 상황은 ‘비정상적’이라고 언급하면서 "아직까지 전기차는 당사 수익성 구조를 봤을 때 아직 (수익성을) 갖고 있지만, 당분간 수익성보다는 시장을 지키는 데 좀 더 무게를 둬야 할 것"이라며 "일정 부분 필요하다면 가격도 양보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가격 양보’는 인센티브 확대를 의미한다는 것이 주 본부장 설명이다. 그는 "2024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신차를 투입하면서 수익성을 양보해 시장점유율을 지키는 대응이 본격화될 것이다”며 "그럼에도 기아는 전기차 자체의 수익성을 지키고 있는 브랜드였고,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로 수요가 위축되면 강점인 내연기관을 통한 보상이라는 측면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컨콜에서는 신차 EV9에 대한 기아의 기대감도 엿볼 수 있었다. 기아는 6월 출시한 플래그십 대형 전기 SUV EV9을 첫 달 국내서 1300대 이상 판매했고, 글로벌 월 판매목표를 7000대 수준으로 잡았다.
주 본부장은 “올해 EV9과 EV5를 출시하고, 내년에는 준중형 SUV와 세단 등 신차를 추가해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며 "경쟁은 격화하고 어려운 시장이 되겠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강점과 경쟁력 우위 상황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실적 전망은 보수적으로 잡았다.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 수준에 미치지 못 할 가능성이 있고, 사업계획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
주 본부장은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그 때문에 판매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판매는) 사업계획 달성 경계선을 오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반기보다 원화 강세가 예측되고, 하반기에도 원자재 가격 인하 등이 예상되지만 (협력업체들과) 상생을 위한 연초 계획이 하반기로 밀려 재료비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기아는 최근 테슬라 충전 규격인 NACS 도입 여부와 관련 ‘고객 편의를 중심에 두고 추가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정성국 IR담당 상무는 "충전 타입은 좀 더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가격과 충전 속도 측면에서 우위가 있도록 얼라이언스(동맹)를 형성했고, 충전 속도는 대부분 350㎾ 이상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해 고객 편의성은 물론 가격에서도 우위를 가져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