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 전문가 경영진에 합류 "온·오프 성장 속도 내겠다"
가상자산 시장 불황 여파에…모회사 신규 수익원 '급부상'
적자 해결 급선무…"초기 투자 때문, 빠른 시간 극복할 것"

바이버쇼룸. 사진=바이버 제공
바이버쇼룸. 사진=바이버 제공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가 두나무의 '효자 자회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사다.

두나무는 지난 2021년 설립된 회사로 금융(두나무투자일임, 두나무앤파트너스), 블록체인(람다256) 자회사와 다르게 실물자산(시계)을 거래하고 있다. 최근에는 커머스 플랫폼 전문가 2인을 경영진으로 선임하면서 사업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버는 최근 문제연 전 컬리 전략총괄(CSO)을 새 대표이사로, 서희선 전 11번가 통합 영업그룹장을 부사장(COO)으로 영입했다. 문제연 대표는 컬리 외에도 이베이코리아에서 전략총괄(CSO), 영업본부장(COO)을 역임했으며 서희선 부사장은 보광훼미리마트(현 BGF리테일), 인터파크지마켓, 이베이코리아 등을 거쳤다. 

커머스 플랫폼 전문가의 합류로 바이버의 온라인 비즈니스는 힘을 받을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22년 모바일 앱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앱을 안정화하고 사용성을 높여왔다. 동시에 쇼룸, 바이버랩스 등 오프라인 비즈니스도 탄탄하게 준비해왔다"라며 "경영진의 커머스 노하우를 더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게 목표다"라고 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바이버 쇼룸에서 고객들은 시계를 시착할 수 있다. 또 바이버랩스는 리셀(Resell, 상품을 되파는 행위)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곳으로 판매자가 보낸 상품을 진·가품 판정하거나 상품화(업그레이드 등)를 수행한다. 구매자는 구매 후에도 바이버랩스에서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선 바이버의 경영진 합류와 비즈니스 모델이 모회사인 두나무(지분 76.68% 보유, 2023년 1분기 기준)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눈여겨보고 있다.

두나무의 신규 수익원이 될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두나무는 그간 업비트, 증권플러스 등 거래 플랫폼을 기반으로 매년 성장해왔으나 그러나 최근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계속되면서 부진하기 시작했다.  

2021년 1분기 5759억원이었던 순이익은 1년 만인 작년 1분기 2068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전체 매출의 99%을 차지하는 수수료 매출도 이때 29%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순익 3263억원을 거두며 소폭 회복했으나, 여전히 △코인 가격 정체 △거래소 업황 부진으로 추가 성장을 낙관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NFT(두나무 NFT), 메타버스(세컨블록) 등 신사업·서비스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바이버의 경영진 영입과 성장 가능성이 자연스레 부각되고 있다.

바이버랩스. 사진=바이버 제공
바이버랩스. 사진=바이버 제공

동시에 두나무와의 협업 가능성도 관심을 받고 있다. 바이버는 그간 블록체인 기술을 실물자산 거래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두나무와의 협업을 강조해왔다. 

고가의 시계가 거래되는 만큼 두나무가 가진 블록체인 기술로 보안성, 신뢰성을 한층 높이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현재는 도입을 준비하는 단계인데, 만약 해당 모델이 시장에 안착한다면 부진을 겪고 있는 다른 거래소나 블록체인 기업들이 두나무-바이버와 유사한 사례가 나올수도 있다. 

바이버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흑자전환인 것으로 보인다. 두나무의 작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바이버는 38억 적자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관계자는 적자 이유에 대해 "바이버랩스, 쇼룸 투자 등 초기 인프라 투자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라며 "고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진행 중인 '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적자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새 경영진의 합류를 기점으로 온·오프라인 사업 성장에 속도가 붙는다면 빠른 시간 내 극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