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실세 인사들 尹정부 요직으로 귀환
이종훈 "인재풀 한계…'공정' 내건 인사해야"
"과거 인물·정책 매몰…인재 발탁 노력 필요"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이명박(MB) 정부 출신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 요직으로 줄줄이 귀환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능력 위주'의 인선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MB정부에서 이른바 '실세'로 불렸던 인물들이 다시 권력의 중심부를 차지하면서 정치권에서는 'MB맨 전성시대'라는 조소 섞인 비판도 나오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MB맨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윤석열 정부의 요직으로 속속 복귀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MB정부 때 각각 주미 대사,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청와대 통일비서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다.

MB맨들은 대통령실에도 포진해 있다.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은혜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한오섭 국정상황실장 등이다. MB정부 때 각각 청와대 정책실장, 청와대 대변인, 인수위 부대변인, 인수위 실무위원,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기획관, 정부1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이 밖에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장관급인 대통령문화체육특보로 임명됐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은 국방혁신특별자문위원으로,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행정안전부 산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발탁돼 주요 공직에서 물러난 지 10여 년 만에 '화려한 복귀'에 성공했다.

잇따른 MB맨들의 귀환에 야권에서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MB정권 시즌2'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자녀 학폭 논란 등에도 이동관 특보를 방통위원장으로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오만과 폭거"라면서 공세 수위를 바짝 죄고 있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 인재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드러낸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과거 정부에서 일했던 이들에게 다시 일할 기회를 준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최근 윤 대통령의 인사 기조를 보면 친이계 인사들에게 큰 신세를 졌나 싶을 정도로 과하게 의존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공정을 기치로 내걸고 국민의 선택을 받은 만큼 인적 네트워크를 광범위하게 가동해 주관과 소신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인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일 카르텔 타파를 외치는 윤 대통령의 기조와 반대된다는 지적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책부터 사람까지 과거로 회귀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윤 대통령은 과거의 인물과 정책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재를 발탁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민생경제를 최악으로 치닫게 했던 이명박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고 강호의 수많은 인재를 발탁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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