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HMM 인수전이 중견사들의 각축전 양상이다. 대형 원매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달 20일 HMM 매각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개시한 지 2주가 지났다. 현재까지 인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그룹들은 SM, 동원, 하림, LX, 글로벌세아 등이다.

업계에서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지분, 영구채 1조,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모두 포함한 매각가가 적어도 5조원 이상은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인수에 관심을 표한 기업들 중 인수금을 수월하게 충당할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5개 기업 가운데 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은 기업은 LX그룹으로 2조원 수준이다. 하림그룹이 1조5000억원 가량을 보유한 가운데 나머지 기업들은 1조가 채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모든 기업들이 HMM 인수를 위해선 재무적투자자(FI)들의 도움을 받는 등 금융권 대출을 상당 부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수전 초반 단계인 만큼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지만, 그럼에도 대형 원매자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매각 측에서는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매머드급 원매자의 참여는 인수전의 흥행 요소가 되고, 이는 곧 매물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수 의지가 확실한 진성 원매자가 막판에 치고 나올 가능성도 남아 있다. 회사의 경영권을 다루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리스크를 가급적 줄이기 위해 눈치 싸움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수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2021년 쌍용차나 올해 KDB생명의 매각 사례처럼 HMM을 정말 원하는 기업은 마지막에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속적으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대기업들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CJ그룹 등이 있다.

HMM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오는 21일까지 예비입찰을 실시한다. 입찰 대상은 산은과 해진공의 HMM 보통주 합산 지분 40.6%이다. 이날 종가 기준 HMM의 시가총액은 8조7734억원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