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여파에 잼버리 조기 철수…尹, '수습'에 총력 기울일 듯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빨간불 우려도

세계스카우트연맹 잼버리 대회가 열리는 부안군에서 조기 철수를 결정한 7일, 독일 대원들이 부스를 철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스카우트연맹 잼버리 대회가 열리는 부안군에서 조기 철수를 결정한 7일, 독일 대원들이 부스를 철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여름휴가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지난 2일부터 휴식을 취하며 2차 개각 등 하반기 정국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끊임없이 터진 '돌발 현안'에 그야말로 '쉬는 게, 쉬는 게 아닌' 불편한 휴가를 보냈다.

특히 6년 동안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총체적 부실 논란에 휩싸이면서 골머리를 앓았다. 윤 대통령은 뒤늦게 안전 관리를 위한 대응 등을 지시하며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으로 세계스카우트연맹이 7일 '조기 철수'를 결정하면서 국가 신인도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태풍 대비 잼버리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보고받고, 이를 점검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수석은 "태풍 카눈이 진로를 바꿔 이번 주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윤 대통령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어제부터 관계 장관들과 플랜 B 논의에 착수했다"면서 "컨틴전시 플랜이란 스카우트 대원들의 숙소와 남은 일정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이날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을 이유로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하기로 했다. 야영장이 농업 용지로 조성돼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태풍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냉장·냉동 탑차 무제한 공급을 지시했다. 또한 식사의 질·양 개선과 함께 관광 프로그램과 문화 체험 가동 등도 지시하는 등 사안을 챙기기도 했다.

하지만 극한 폭염과 시설 미비 등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새만금 잼버리가 결국 기후 문제로 조기 종결되는 모양새를 갖추면서 국가 이미지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미국 대원들이 조기 퇴영한 6일 미국의 야영장이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미국 대원들이 조기 퇴영한 6일 미국의 야영장이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당분간 새만금 잼버리 대회를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물어 대대적인 감찰과 수사를 주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여권 일각에서는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주된 책임이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와 담당 지자체인 전라북도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부실 운영 논란 등) 그런 문제들은 정치권과 언론에서 제기할 수 있지만 정부는 총력 대응에만 집중하려고 한다"며 "지금은 정부가 말한 대로 지자체나 기업, 국민과 협력해 오는 12일까지 예정된 잼버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거기에 주안점을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156개국 3만6000여명은 오는 8일 오전 10시부터 야영장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한다. 이동에는 버스 1000대 이상이 동원된다. 원활한 이송과 의사소통, 질서 유지를 위한 통역 요원도 배치된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와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의 협조도 이뤄질 계획이다. 숙소는 행정기관 및 민간 교육시설 등을 최대한 확보해 대원들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숙소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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