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태풍 상황 실시간 보고…대통령실 비상근무체제 돌입
與도 당력 총동원…김기현, 전국 시도당에 '비상대기' 공문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태풍 '카눈' 대비 긴급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태풍 '카눈' 대비 긴급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제6호 태풍 '카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상 관측 사상 처음으로 한반도를 종단,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 데 따른 이유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오송 참사' 등 상당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었던 만큼, 철저한 대비를 강조하는 등 각별히 신경 쓰는 모양새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부터 태풍 카눈과 관련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점검하고 있다. 태풍 카눈이 느린 속도로 한반도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윤 대통령은 이동 상황에 주목하며 실시간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현장이 태풍 카눈 대응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별도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거나 소집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연일 태풍 카눈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철저한 대비를 주문하고 있다.

전날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대비 상황을 보고 받고 우리 정부의 재난 대응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위험 지역에 대한 철저한 통제와 선제적 대피, 재난관리 당국 간 긴밀한 협조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일선 재난관리 공직자들에겐 태풍 카눈이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휴가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8일에도 용산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에서 태풍 카눈 대비 상황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위성으로 파악한 태풍 이동 경로를 확인하며 "과거 재난 대응의 미비점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한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시간당 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내동 한 도로에 차들이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한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시간당 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내동 한 도로에 차들이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긴장의 고삐를 조이면서 대통령실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국정상황실을 중심으로 중대본과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며 피해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대통령실은 태풍 카눈이 북한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11일 오전까지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태풍 카눈에 초긴장 상태로 대응하고 있는 까닭은 정부의 재난 대응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 때문으로 읽힌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집중호우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의 피해가 발생하자 "사실상 무정부 상태"라면서 비판한 바 있다.

또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부실 운영 논란이 식지 않은 상황 속 태풍 카눈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른다면, 내년 총선을 앞둔 윤 대통령과 여당에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국민의힘도 당력을 총동원해 대응태세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이 8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서울청사를 방문해 유희동 기상청장으로부터 제6호 태풍 카눈(KHNUN) 상륙에 대비한 재난 대응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이 8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서울청사를 방문해 유희동 기상청장으로부터 제6호 태풍 카눈(KHNUN) 상륙에 대비한 재난 대응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앙정부, 지방정부를 비롯한 모든 행정기관에서는 산사태 위험 지역과 강물 범람이 예상되는 지역 등 안전 취약지대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피해 예방에 총력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며 "아울러 우리 당에서도 이미 주요 당직자를 중심으로 각 지역별로 취약지역 사전대비, 관찰강화, 유사시 대피를 위한 협조 등 대책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전날 전국 시도당에 '카눈 비상대기 및 상황파악에 만전을 기하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공문에는 피해 예상 지역 방문 및 점검활동 적극 실시, 상습 침수지역 및 각종 공사 현장 점검 강화, 시·도 소방재난본부 및 지역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협조체계 구축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음주를 자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기상청 국가센터를 찾아 태풍 카눈의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기후변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 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태풍 카눈은 이날 낮 12시 기준 경남 거제에 상륙해 시속 31㎞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강도는 '중' 수준이다. 이는 순간풍속 초속 25~33m로, 지붕이 날아가는 정도의 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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