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정부와 과학 믿어 달라" 대국민 담화문 발표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금지 선언

한 시민단체 회원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기자회견 중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방류에 반대하는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시민단체 회원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기자회견 중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방류에 반대하는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일본 도쿄(東京)전력이 예정대로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를 24일 해양에 방출하자 정부가 '대국민 설득전'에 나섰다.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하자 우리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까닭이다.

정부는 오염수를 둘러싼 각종 우려를 과학에 근거하지 않는 '가짜뉴스'이자 정치적 이득을 위한 '허위 선동'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과학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 여론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행된 만큼, 들끓는 민심은 한동안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앞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마련하는데 지난 수년간 전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일본 정부와 치열한 협상 끝에 거둔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2주에 한 번씩 우리 전문가를 현지 IAEA 사무소에 파견해 일본이 IAEA 안전기준을 지키고 있는지, 이상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지 지켜보기로 했다"면서 "우리 전문가가 현지에 머무르지 않는 동안에도 일본 측이 방류와 관련된 데이터를 1시간에 한 번씩 업데이트해 우리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정보공유를 위한 핫라인도 구축했다”면서 “한국과 IAEA 양측의 정보공유 담당 전담관이 지정돼 오늘 중으로 소통을 개시하고 앞으로도 매일 최신 정보를 제공받고, 정기 화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독자적인 해양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 조치를 견고하게 유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염수로 인한 먹거리 불안이 가중되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2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2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총리는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가 완화 또는 해제돼 식탁의 안전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하시는 국민들이 계시는데, 단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를 향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로 철저하게 과학적 기준을 지키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30여 년간 계속될 방류 과정에서도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정보를 공개하기를 기대하고 또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먹거리 불안을 호소하는 국민들을 향해 "과도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 세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IAEA와 국제원자력 학계, 그리고 우리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앞서 발표한 조치에 따라 방류한다면 한국은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리 국민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가짜뉴스와 정치적 이득을 위한 허위선동"이라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때문에 우리 바다가 오염될 거라는 근거없는 선동으로 우리 수산업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이날부터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 시작했다. 이날 200톤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오염수 3만톤을 바다에 흘려보낼 계획이다. 앞으로 30년 동안 바다에 방출되는 오염수는 134만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은 이날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자 즉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키로 선언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이날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개시된 뒤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가 식품 안전에 가져다줄 방사성 오염 위험을 방지하고, 중국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며, 수입 식품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오늘을 기해 일본이 원산지인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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