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원화값 25일 2.60원 상승…전날엔 17.1원 하락
이창용 "일일 변동폭 커졌다…수준보다 변동성에 집중"
파월 연준 의장 메시지 주목…시장 "상승여력 크지않아"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달러당 원화값이 1320원을 상회하는 강달러 현상이 최근 계속되고 있다.
중국 경기침체 우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부각되면서 환율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25일 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던질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60원(0.20%) 오른 1325.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1일부터 1320원을 웃돌고 있는데, 환율이 하루에 오르내리는 폭이 예전보다 커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날에는 하루 만에 17.1원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창용 총재도 환율 변동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총재는 전날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환율이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일일 변동폭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환율 수준보다 변동성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환율 상승의 배경에 대해 "달러 강세와 함께 위안화 약세, 엔화 약세 등으로 원화도 동조하고 있다"라고 봤다.
이중 위안화는 중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대출우대금리, LPR)를 3.55%에서 3.45%로 0.1%포인트 인하했던 지난 21일 7.3위안을 돌파했다. 시장이 전망한 인하폭 0.15%포인트에 못 미치면서 위안화의 가치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에도 달러당 7.29위안을 기록하는 등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선 이번 달 18일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가 파산보호 신청한 이후 경기침체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발 침체가 계속될 경우 자칫 우리나라 수출도 둔화되고, 원화의 가치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겠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장의 이목은 25일 오후 11시 5분(한국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에 쏠려 있다. 그간 파월 연준 의장이 기조연설에서 던졌던 메시지에 시장지표가 민감하게 반응해서다. 만약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다면 현재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환율의 추가 상승여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원화가치는 주요국 통화 중 하락폭 상위를 기록했다"라면서도 "연고점 부근에서 당국의 개입이 유의미하게 확인된 후 환율은 하락했다"라고 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비슷한 관측을 내놨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지난달 중순 이후 단기 환율 변동폭이 컸기에 추가 상승에 대한 레벨 부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외 국가들에 대한 경기 눈높이도 조정됐기 때문에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가 반등하면서 선물시장에서도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의 수급이 지탱되고 있다"라며 "외환당국의 환시개입이 시작되면 절하 속도 조절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