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1350원 돌파 이후 한 달간 상승세 지속
美 연준 '매파적 동결' 기조 탓…"추가 인상 시사"
"하단 높아지겠으나…中日 환시개입 절하지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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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원·달러 환율의 최근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외환시장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기조가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부각된 탓인데, 원화절하가 계속된다면 수입물가가 뛰는 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어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연휴 이후에도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80원(0.06%) 오르며 134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351.10원까지 뛰면서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달 초 1300원을 돌파한 후 한달 넘게 상승세를 이어왔다. 

주요 6개국의 통화(유로, 엔, 파운드, 달러, 크로나, 프랑) 대비 미국 달러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도 106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현지시간)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한 후 달러 강세가 더해지며 26일엔 하루 만에 12원이 오르기도 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높다며 정책 목표(2.0%)에 도달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한다고 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인데, 실제로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다면 우리나라와의 기준금리 차는 현재(2.0%포인트)보다 더 벌어지게 된다. 

금리 격차와 환율의 상관관계가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고 하지만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우리 정책·금융당국은 환율로 시장이 불안하게 되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누차 밝혀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매 금통위 간담회에서 '환율쏠림'이 발생하거나 불확실성이 커지면 여러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7일 이천 SK하이닉스 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최근 주요국의 환율 흐름과 큰 틀에서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듯 싶다"라면서도 "특별한 요인 없이 투기적인 흐름을 보이거나 시장불안이 심해지면 당국이 대응에 나설 것이다"라고 했다. 

시장에선 강달러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분석을 내놓으며 "정책과 펀더멘털 모두 미국 우위이며, 따라서 당분간 하단이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단기 강달러를 고려하면 추가 약세가 지지되기에 상단을 전고점인 1345원까지는 열어둘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중국, 일본의 환시개입이 원화 절하를 저지한다"라며 "달러의 강세 독주로 인해 원화가 위안화, 엔화와의 상관관계가 더 높아졌음을 감안하면 원화가 1320~1345원 사이 박스권을 지속하다, 달러인덱스 하락이 발생할 경우 함께 일시에 절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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