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국내 생산 계획 묻는 질문에 “오로라(HEV) 프로젝트 우선”
임단협 부결 관련 “노사 관계 문제 없다” 강조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이 회사 미래 먹거리로 하이브리드카를 지목하고, 아직까지 국내 전기차 생산 계획은 공개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31일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클럽에서 열린 ‘르노 익스피리언스’ 기자간담회에서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오로라(Aurora) 프로젝트는 하이브리드 카 생산을 목표로 한다.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건 하이브리드 개발”이라며 “미래에 적절한 솔루션을 찾게 된다면 (배터리 전기차를) 개발하겠지만, 우선 과제는 하이브리드”라고 말했다.

‘오로라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공식 석상에서 언급된 건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이 방한한 2022년 10월이다. 당시 루카 데 메오 회장은 “르노코리아자동차에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한국 시장에) 새 플랫폼이 들어온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프로젝트 시행 의지를 확인시켰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2024년 국내 시장 출시를 목표로 르노그룹 및 길리(Geely)홀딩그룹과 함께 하이브리드 합작 모델을 선보이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신차는 길리그룹이 스웨덴 R&D 센터에서 개발한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내 연구진들이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첨단 기능을 탑재한다는 것이 회사측 방침이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 방한 시 공개된 오로라 프로젝트 실루엣.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 방한 시 공개된 오로라 프로젝트 실루엣.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업계에 따르면 현재 르노코리아가 개발 중인 신차는 2024년 출시 예정인 중형 하이브리드 SUV ‘오로라1’와 2025년 이후 선보일 준대형급 하이브리드 SUV ‘오로라2(이하 개발명)’다. 

두 개의 신차 이후 예정된 ‘오로라3’의 경우 업계에선 배터리 전기차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드블레즈 사장의 발언으로 신형 전기차 개발은 하이브리드 프로젝트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파악된다.

‘오로라 프로젝트’에 대한 사내 기대감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드블레즈 사장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일부는 계획보다 빠르다. 다음달(9월) 쯤이면 첫 번째 시제품(프로토타입)이 완성될 예정”이라며 “동급 최고 수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넉넉한 공간, 감각적인 디자인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르노코리아의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는 유럽서 판매 중인 차량을 도입하거나, 현재 운영 중인 차종의 변경 등은 배제될 전망이다. 회사측은 유럽향 제품의 경우 국내 소비자 취향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기존 라인업 확대는 채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

이와 관련 드블레즈 사장은 “E-테크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본사 기술 임원진이 ‘황금알’이라 표현할 정도로 현존하는 최고의 솔루션이라고 자부한다”며 “하지만 QM6나 SM6 등 기존 국내 라인업에 하이브리드가 추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블레즈 사장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2년 전 주력 세단 SM6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판매 물량 대비 시작가(엔트리급)가 너무 높아 실현되지 않았다.

이날 드블레즈 사장은 하이브리드 개발 의지를 수 차례 강조했지만, 전기차 부문 역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6월 귀도 학 르노그룹 부회장과 드블레즈 사장은 프랑스 파리 르노그룹 본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및 지자체 관계자들과 회동을 갖고 미래차 산업 생태계 구축 및 향후 투자와 관련해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귀도 학 부회장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그룹 내 중요한 생산거점”이라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 연 20만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생산설비를 위한 대규모 투자로 미래차 생산기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 차체 조립 공정(XM3).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 차체 조립 공정(XM3).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이와 관련 드블레즈 사장은 “6월 회동에서 나눴던 내용은 대외비가 많아 공개할 정보가 많진 않다”며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부산공장에서 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점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행할 지 검토 중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드블레즈 사장은 2023 임금협상 결렬 관련 "(임협) 잠정 합의안을 지난 7월 도출했지만, 이후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며 "노사 관계 자체는 문제 없다고 본다. 직원들과 의사소통이 필요한 단계"라고 언급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7월19일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2023년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노조측은 낮은 임금 인상분과 계약직 차별 조항 등에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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