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의 태양광과 원자력발전 제조업이 실속을 잃고 있다. 한화큐셀은 태양광모듈의 감산에 들어가는가 하면, 한국수력원자력의 폴란드 수출은 웨스팅하우스과의 소송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전날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한화큐셀 음성공장의 태양광모듈 생산라인이 잠정 중단된다는 보도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한화큐셀은 잠정 중단은 사실과 다르다고 즉시 반박했다. 대신 생산 축소는 시인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음성공장 태양광모듈 라인 중 아직 잘 돌아가는 것이 있기 때문에 잠정 중단은 사실과 다르며 일부 축소가 맞다”며 “공장을 잠정 중단할 경우 공시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이면 공시의무 위반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국내 태양광발전사업 위축으로 태양광모듈 생산을 줄이는 현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2022년 한국에서 태양광발전은 4.1GW 보급됐지만, 올해 상반기 1.2GW밖에 보급되지 않았다. 보급이 줄어든만큼 공장가동을 줄일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수원은 원전의 폴란드 수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 웨스팅하우스라는 장벽을 만나 가로막혀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은 △계측제어통합시스템(MMIS) △원자로 냉각재펌프를 모두 국산화 해 신한울 2호기에 적용했다. 원자력계는 △안전해석 및 노심설계 코드까지 더해 원전 3대 핵심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문제는 한국 원전이 국산화를 이뤘어도 기술사용협정을 맺은 미국의 수출통제를 받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의 폴란드 민간 원전 업무의향서(LOI) 체결을 앞두고 APR-1400의 판매가 미국 에너지부(DOE)의 승인 대상이라고 주장하며 한전과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소장에서 APR-1400 설계에 라이선싱을 줬기 때문에 한수원의 APR-1400 수출이 DOE의 수출통제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DOE의 승인없이 진행되는 폴란드, 체코, 사우디아라비아로의 수출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한수원은 지난해 12월 미국으로부터 수출 승인을 얻고자 DOE에 한수원의 체코 원전 입찰과 정보를 제출했으나, OOE는 올해 1월 한수원에 미국 법인이 제출해야 한다며 반려했다. 업계는 이를 두고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와 협상하라는 무언의 압력으로 봤다.  

현재 웨스팅하우스와 한수원의 줄다리기는 진행되고 있으나,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 매체 'KOREA PRO'의 8월28일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원전사업 합작법인인 PPEJ는 폴란드 기후환경부에 APR-1400 2기를 설치하는 건설응모서(construction application)를 제출했지만, 한수원은 아직 실효성 평가(feasibility assessments)와 같은 기본적인 준비를 시작하지 못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소송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상 과정과 내용을 ‘협상 중’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장미빛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는 폴란드 원전 수출의 현실은 고단한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며 그만큼 실속을 잃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