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태영호, 단식 중인 이재명 방문…항의하다 끌려나가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재명 방문해 격려…단식 중단 요청도
[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단식 투쟁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가 전날(6일) 대정부질문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을 향해 “쓰레기”라고 발언한 데 대해 항의했다. 태 의원은 이 대표에게 자신에게 막말을 한 민주당 의원들의 출당 조치 등을 요구했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8일째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 대표를 방문했다. 태 의원은 이 대표 옆에 앉아 “어제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제가 대정부 질의를 하는 도중 저를 향해 막말을 넘어선 완전 원색적인 막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웬만하면 넘어가겠는데 ‘빨갱이, 북한에서 온 쓰레기, 공산당 부역자’ 이런 말을 국회 그것도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윤호중 의원은 “지금 단식투쟁을 안 하고 있는 원내대표도 있으니까 거기 가서 말하라”고 말했다.
그러자 태 의원은 “민주당 의원께서 원내대표 찾아가라고 말하는데, 제가 왜 대표님을 (찾아왔냐면) 대표님이 결정할 사안이기 때문”이라며 “저에게 몇 분 동안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고 외친 박영순 의원을 가만두면 안 된다.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직 책임지고 박탈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이 대표 지지자들이 태 의원을 향해 욕설을 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태 의원을 끌어내리면서 항의는 3분 남짓 만에 중단됐다. 이 대표는 태 의원이 말하고 쫓겨나가는 동안 눈을 감고 있었다.
태 의원은 이후 천막 농성장 옆에서 항의서를 읽었다. 태 의원은 항의서를 통해 “죽기를 각오하고 대한민국에 자유를 찾아온 저를 쓰레기라고 한 박영순 의원은 동료 국회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내팽개쳤다”고 말했다.
그는 “유치원에서도 아이가 친구에게 ‘쓰레기’라고 하면 그 부모들도 ‘그런 말 하면 안 돼’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동료 국회의원에게 ‘쓰레기’라 하는 것을 이 대표는 지켜만 볼 것인가”라며 “민주당은 박영순을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하라”라고 요구했다.
앞서 태 의원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김정은의 편을 들면서 북한 인권 문제만 나오면 입을 닫고 숨어버리는 민주당은 민주라는 이름을 달 자격도 없는 정당”이라며 “이런 것이 바로 공산전체주의에 맹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반발 했고, 일부 의원들은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다”고 하는 등의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한편 이날 태 의원에 앞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와 강성희 의원이 정당별로 각각 단식 투쟁 중인 이 대표를 방문해 격려하기도 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 자리서 자신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단식 농성을 할 때 이 대표가 방문해서 단식 중단을 요청했던 이야기를 하며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제안했다.
이정미 대표는 “국민들에게 야당 대표가 진심을 다해 망가진 한국 정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충분히 보여줬다”며 “이제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의당을 포함한 여러 분들과 손잡고 고민해 보자”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정의당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며 “정치가 아니라 전쟁을 하는 정부를 합리적인 논쟁으로 막을 수 없기에 단식을 중단할 수 없다”로 답했다고 민주당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