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시중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 규모는 682조원을 넘어서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민생 경제에 부담이 예상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이달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900∼6.469% 수준이다. 지난 8월 말(연 3.830∼6.250%)과 비교하면 이달 들어 상단이 0.219%포인트(p), 하단이 0.070%p 오른 수치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연 4.560∼6.560%)도 20여일 만에 상·하단이 0.140%p씩 높아졌다.

이는 은행채 5년물, 1년물 금리가 각 0.170%p, 0.140%p씩 상승한 영향이다. 은행채 금리는 최근 미국과 한국 긴축 장기화 전망과 은행채 발행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은행의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COFIX 연동)는 연 4.270∼7.099%로 지난달 말보다 상단은 0.130%p 올랐지만 하단은 0.030%p 떨어졌다. 변동금리 지표인 COFIX가 0.030%p 낮아지면서 하단이 내려갔지만 이런 가운데도 일부 은행의 시장금리를 반영한 금리 조정 영향으로 상단이 오른 것이다.

최고 금리가 7%를 넘은 A은행의 현재 금리(7.099%)는 지난해 12월(7.603%) 이후 약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금리 상승세에도 가계대출 잔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이달 2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539억원으로 지난달 말 680조8120억원 대비 1조6419억원 늘었다.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514조9997억원에서 516조8756억원으로 1조8759억원 불었다. 이달 들어 은행별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연령 제한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기준 조정을 통한 한도 축소 등이 시작됐지만 주택 관련 대출은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 4월 이후 이달까지 6개월째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과 금융권 가계대출은 각각 6조9000억원, 6조2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증가 폭은 2021년 7월(9조7000억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에 금융권 등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증대되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