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지명직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자기증명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 가결 투표 의원 색출 움직임이 이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송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의원은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책임은 의심의 여지없이 분명하고 무겁기에, 사퇴는 선택이 아니라 당연한 결정”이라며 “다시 한번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이 대표가 최고위원으로 지명했다. 앞서 송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다음날 최고위원직 사의를 표했고, 이 대표는 하루 만에 사의를 수용했다.

송 최고위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와 관련해 “메말라버린 신뢰, 실종된 리더십, 빈약한 정치적 상상력 등 우리 당의 현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저의 실패였고 지도부의 실패였으며 168명 민주당 국회의원 모두의 실패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결 이후 당 상황과 관련해 “모두가 실패한 자리에서 성찰과 책임을 통한 수습과 모색은 처음부터 없었고 분노와 증오의 거친 말들만 난무하고 있다. 급기야 우리 당 의원들은 가결이냐, 부결이냐를 고백하면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며 “증명하지 않는 자, 증명하지 못한 자, 증명이 불충분한 자의 정치생명은 끊는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저는 자기 증명을 거부한다”며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은 그나마 국민들에게 한 줌의 씨종자처럼 남아있는 우리 당에 대한 믿음을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고, 그거야 말로 자기 정치 생명과 신뢰를 스스로 끊는 행위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재차 가결, 부결을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 양심과 소신에 따라 민주당의 심장 호남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당원, 역사에 부끄럽지 않을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을 향해서는 “지금까지의 기나긴 시간에는 검찰의 일방적 독주만 있었다”고 비판하며 “이제 이 대표에게도 그에 상응하게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이 대표의 불구속을 촉구했다. 이어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과 관련해 “결코 구속영장 발부 자체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고 나는 이해한다”며 “2년 넘게 이어져 온 검찰수사의 정치성, 부당성을 사법부 판단 과정을 통해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그 매듭을 끊으려는 뜻이 포함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다시 국민의 시간이다. 지금 민주당은 미증유의 혼란의 시간이지만 지혜롭게 이겨낸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며 “저는 다시 민심의 바다에서 국민의 고단함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민주당을 다시 세우는 데 당원 동지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