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원에서 9시간 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았다.

26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이날 오전 10시7분부터 오후 7시24분까지 9시간17분 동안 이 대표 영장심사를 심리로 진행했다. 

이는 1997년 영장심사 제도 도입 이래 두 번째로 긴 시간이다. 역대 최장 기록은 지난해 12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영장심사로 10시간 6분이 걸렸다.

이날 법정에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의료인력이 배치됐고, 자동제세동기(AED)도 준비됐지만 긴급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영장심사가 끝난 뒤 법정 안에서 미음으로 저녁 식사를 해결하고 7시50분경 법정을 빠져나왔다. 그는 쏟아지는 질문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검은색 승합차에 올라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심사가 장시간 진행된 만큼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오늘 밤 12시를 넘어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인 박균택 변호사는 이날 오후 7시55분께 서울중앙지법 청사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가 최후진술 때) 재판장 질문에 짧게 본인 의견을 피력했다"며  "성남시장이 된 이후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공적 개발을 추진한 이후 세상의 공적이 돼 버린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가 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지금까지 수사가 이어져 오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과 억울함을 많이 말씀하시더라"라며 "한 푼의 이익도 취하지 않은 사실들도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검찰이 주장한 증거 인멸 우려에 대해선 "두 개 검찰청이 1년 반에 걸쳐 광범위한 수사를 해서 별로 인멸할 증거 자체가 없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법리상 죄 자체가 안 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증거인멸의 우려까지 갈 필요도 없지 않냐는 의견을 변호인들이 피력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인사가 이화영(구속기소)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번복을 시도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선 "피의자(이 대표) 측이 그렇게 했다고 표현을 쓰는데 피의자가 했다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