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제2선언 필요'·일본은 관망
일본서 '반성'·'사죄' 반복에 부정적 의견 나와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김대중(DJ)-오부치 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8일로 25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일 정상의 새로운 공동선언에 대해 양국 간 입장차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연합뉴스 등은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를 인용, 윤석열 정부 이후 한일 관계가 크게 개선되면서 한국 정부는 새로운 공동선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본 정부는 역사 문제 표현을 놓고 관망세를 보인다는 진단을 전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가 1998년 10월8일 공동 발표한 것으로, 오부치 전 총리는 일본이 식민지 지배로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한다고 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오부치 전 총리의 역사 인식 표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양국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선린·우호·협력에 입각한 미래 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고 화답했다.
윤덕민 주일본 한국대사는 지난달 27일 도쿄에서 열린 강연에 참석해 "양국 간 관계 개선의 기운을 살려 나갈 필요가 있다"며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를 잇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새로운 공동선언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거 선언에 포함된 반성이나 사죄 같은 문구를 반복하는 데 대해 일본 집권 자민당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강하다고 전했다.
실제 기시다 총리는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반성이나 사죄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나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만 말했다.
반면 같은 날 아사히신문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강한 신뢰 관계를 배경으로 제2의 공동선언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양측에서 나오기 시작했다"며 "내외의 변화를 고려하면 새로운 시도는 의의가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