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전동화 100% 목표…자동차 생산 전 영역 재검토
테슬라와 유사한 기가 캐스팅 방식 도입
[도쿄(일본)=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전기차의 진정한 가치는 차에 대한 상상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하는 계기는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5일 재팬 모빌리티쇼 2023이 열린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와타나베 다카시 렉서스 인터내셔널 사장은 한국 기자들과 만나 전동화 시대를 맞은 렉서스 브랜드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렉서스는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1989년 출시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대중차 브랜드인 토요타에서 분리돼 고급 브랜드로 자리 잡은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렉서스는 아시아 대형 자동차 그룹이 앞세운 고급 브랜드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와 직접 비교되는 경우도 많다.
제네시스가 G80 등 주력 차종 다수에 배터리 전기차 모델을 운영하는 것과 달리 하이브리드 중심의 렉서스는 전동화 속도는 다소 뒤쳐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렉서스는 2035년까지 브랜드 전 카테고리에서 ‘전동화 10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와타나베 사장은 “토요타 브랜드가 글로벌 각 지역에서 (전동화 관련) 가장 좋은 솔루션을 제안한다면, 렉서스의 역할은 전동화 기술을 통해 미래에 어떤 좋은 자동차를 제공할 지 생각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것을 ‘멀티 패스웨이’ 전략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와타나베 사장은 전동화 시대에도 렉서스는 ‘제대로 된 차’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렉서스는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다시 보고, BEV에 있어서 가장 좋은 자동차 만들기 과정을 생각할 것”이라며 “특히 배터리 전기차(BEV)의 특징을 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들과 구성요소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생기는 새로운 부가가치들을 다음 세대에 넘겨줄 수 있도록 그 기반이 될 만한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렉서스의 전기차 개발은 타케아키 카토 사장이 이끄는 새 조직 ‘BEV 팩토리’가 주도한다. ‘BEV 팩토리’는 전기차 플랫폼 및 각 요소를 개발하고, 이 기술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와타나베 사장은 전했다.
렉서스는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양산을 앞두고 있는 전기차 콘셉트 2종을 공개했다. 이중 LF-ZC는 2026년 양산이 예고된 차로, 테슬라와 유사한 주조방식의 일종인 ‘기가캐스팅(gigacasting)’ 방식으로 생산된다. 차체를 정면·중앙·후면 등 크게 세부분으로 분할, 통으로 찍어내 생산속도와 차체강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기가캐스팅’ 도입 관련 와타나베 사장은 “(기가캐스팅의) 가장 큰 장점은 자동차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자동차 구조를 크게 프론트 모듈, 리어 모듈, 센터 모듈 등 세 부분으로 나누면 보다 심플한 구조의 BEV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토요타는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터리 전략과 관련 그는 “ 누가 어떤 배터리를 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배터리를 보급하고, 지금의 배터리 기술을 성장시키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개발과 생산 포메이션을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를 위한 대응 중 하나가 최근 북미에서 체결한 LG와의 MOU라고 생각해달라”고 했다.
인터뷰 말미 ‘렉서스 다운 전기차’를 묻는 질문에 와타나베 사장은 ‘주행성능’과 ‘소프트웨어’를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전동화 유닛의 장점인 토크 반응의 우수함과 자유로운 제어 등을 잘 활용해 렉서스다운 주행감을 강조하면 (이것이) 우리만의 장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에 전기차는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디자인하는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자동차가 가진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