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요한 정책 포퓰리즘적으로 조변석개하듯 뜯어고쳐”
“정치적 이익 아닌 장기적 안목으로 정책 결정해야”

정부가 식당 종이컵 사용 금지 조치 철회를 발표한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 종이컵이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식당 종이컵 사용 금지 조치 철회를 발표한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 종이컵이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일회용 컵 사용 규제 완화와 관련해 “국정은 진지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가 소상공인 표심을 잡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량 감축’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는 (정부가) 일회용 컵 사용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걸로 또 한 소동이 있었다. 요즘 정부‧여당이 좀 바쁜 것 같다. 시쳇말로 좀 당황하신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7일) 환경부는 식당과 카페 매장 안에서의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계도기간을 사실상 무기한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편의점의 비닐봉지 사용도 단속을 무기한 유예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24일 일회용품 추가 규제 조치를 시행하면서 매장 안에서의 일회용 종이컵 사용 등도 금지했다. 다만 1년 계도기간을 부여해 상황에 따라 과태료는 부과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계도기간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국정은) 미래를 바라보고,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장기적 안목에서 치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자신의 정치적 이익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보고 정책 결정을 해야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무리 배가 고파도 농사지을 씨앗을 삶아 먹는 농부는 없다”며 “아무리 추워도 초가집 지붕을 뜯어서 모닥불을 떼는 사람들은 없다”고 비유했다.

그는 “우리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렵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책들을 만들어 집행(해야) 한다”며 “(그런데) 국민적 합의로 만들어낸 중요한 정책들을 그아말로 포퓰리즘적으로 조변석개하듯 뜯어고치는 일들이 최근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잠시 달콤할지는 몰라도 독이 되는 일들을 자꾸 벌이면 결국 그 역시도 국정 실패의 한 부분이 될 수밖에 없고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수 있다”며 “민주당은 기후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일회용 컵 사용 제한을 완화한 정부를 향해 “차라리 무정부가 낫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고 비판 목소리를 냈다.

고 최고위원은 “5년 전 일회용 컵 사용 중지를 실시했을 땐 불편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은 나도 지구를 살리는 데 일조한다는 뿌듯함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 최고위원은 “이후엔 텀블러를 사용하게 됐고 일회용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시는 습관도 생겼다”며 “지난 5년간 이런 노력을 기울여 습관마저 바꾼 우리 국민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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