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포스코퓨처엠과 OCI홀딩스의 첨단화학소재 합작사 피앤오케미칼이 국내 최초로 배터리 음극재 코팅용 피치 생산에 나선다.
피앤오케미칼은 13일 충남 공주시에서 고연화점 피치 생산공장 준공식을 개최하고 국내 첫 양산을 알렸다. 준공식에는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김유신 OCI 사장, 김종국 피앤오케미칼 사장 등 관계자와 최원철 공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 준공된 고연화점 피치 공장은 공주시 탄천산업단지 내 3만2500㎡ 규모의 부지에 963억원을 들여 설립했다. 생산능력은 연 1만5000톤(t)으로 약 300만대의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분량이다.
피치는 석탄이나 석유 정제 시 발생하는 콜타르, 잔사유 등 부산물을 가공해 제조 생산하는 탄소 물질이다. 일반적인 피치보다 변형이 시작되는 온도가 높은 고연화점 피치는 주로 음극재 표면의 코팅용 소재로 사용되며 배터리 충·방전 효율 향상과 수명을 늘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전까지는 음극재 내수 시장 규모의 한계에 따라 중국과 독일 등 국가로부터 전량 수입해 사용해왔지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꾸준히 성장함에 따라 고연화점 피치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이에 피앤오케미칼은 이번 공장 준공을 통해 고연화점 피치의 국산화를 이루고 국내 이차전지 소재 분야 기술자립에 기여할 전망이다.
피앤오케미칼은 포스코퓨처엠과 OCI홀딩스가 반도체 식각용 과산화수소 등 첨단화학소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20년 7월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2021년 8월부터 음극재 코팅용 피치의 국산화를 추진해왔다. 포스코퓨처엠이 51%, OCI홀딩스가 49%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OCI홀딩스는 현물출자를 통해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OCI에 양도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번 고연화점 피치 공장 준공에 앞서 피앤오케미칼은 지난해 10월 전남 광양에서 반도체 생산 공정의 필수 소재로 사용되는 고순도 과산화수소 공장을 준공한 이후 연산 5만톤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고연화점 피치 국산화는 OCI홀딩스 자회사 OCI의 축적된 기술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OCI는 1996년 세계 최초로 액상 피치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국내 유일의 피치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연간 52만톤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OCI는 독자기술로 고연화점 피치 개발에 성공, 기존 철강 부산물을 활용한 액상 피치에서 석유계 고연화점 피치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수익 기반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CI는 기존 사업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 사업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핵심소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 6월 일본 도쿠야마와 1만1000톤 규모의 반도체 폴리실리콘 합작사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데 이어 7월 넥세온과 2025년부터 5년간 이차전지 실리콘 음극재용 특수소재를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피치 공장 준공으로 양극재에 이어 음극재 원료, 중간소재, 최종 제품 생산에 이르는 풀 밸류체인 완성에 한발 다가가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음극재 코팅용 피치와 함께 천연흑연은 포스코그룹의 광권 투자를 통해 탄자니아와 마다가스카르 등에서 확보할 계획이며 인조흑연 원료인 침상코크스는 자회사인 포스코MC머티리얼즈에서 제철공정의 부산물인 콜타르로 직접 생산해 공급받는다.
이날 행사에서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OCI와 긴밀한 협력으로 음극재 코팅용 피치의 내재화에 성공해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며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과 독보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해 국내 배터리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신 OCI 사장은 “고순도 과산화수소에 이어 성공적인 고연화점 피치 양산으로 피앤오케미칼은 국내 첨단소재 분야의 핵심 기업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됐다”며 “앞으로도 OCI의 기술력과 품질 안정성을 바탕으로 포스코퓨처엠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피앤오케미칼을 미래 핵심소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