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범위 내 발전량 예측으로 재생에너지 확대 견인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인공지능(AI)이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에 활용되고 있다. 기술발전으로 오차범위 안에서 예측이 가능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AI는 전력 분야에서 발전량과 전력사용량 예측에 주로 쓰이는데 특히 내년 열릴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앞두고 각급 기업들이 AI 활용에 적극적인 것으로 14일 조사됐다.
발전량과 전력사용량 예측은 수십년간 축적된 기후자료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기후자료가 있어도 과거엔 회귀분석을 통해 추세나 동향을 탐색하거나 시계열 분석을 통해 예측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예측의 경우 고려하는 변수가 몇개 되지 않아 정확도가 떨어졌다.
그런데 AI가 적극 활용되며 오차범위가 크게 줄어 기업들은 AI가 적용된 전력 플랫폼을 기반으로 발전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한전이 제공하는 발전량 예측정보를 활용해 2024년 제주에서 도입될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AI를 이용해 기상예측이 가능한 만큼 하루전 시장에 참여가 가능하다.
산업부와 전력거래소는 설비용량이 1MW 이상인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기존 전력거래시장(변동비반영시장·CBP시장)에서 전력을 사고파는 일을 허용할 계획이다. 이때 재생에너지사업자들은 원전이나 석탄발전, LNG발전 사업자와 경쟁하기 때문에 자신이 팔수 있는 전력량을 특정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다르기 때문에 전력량을 특정하려면 일조량이나 풍력 등 정확한 날씨 예측이 필수적이다. 한전은 LG유플러스에 제공하는 예측 알고리즘의 정확도가 95%에 이른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미 송배전망의 안정적 운영과 20.9MW에 달하는 25개 태양광발전소에 적용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올해 3월 발전량 예측사업을 개시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을 모집해 이들에게 정확도 높은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화큐셀은 모집한 발전소의 발전량을 하루 전에 예측해 전력거래소에 제출하고 예측의 정확도에 따라 정산금을 받아 발전사업자들에게 분배한다. 예측사업에 참여하는 발전사업자들은 전력 판매 수익 이외의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전력거래소가 예측의 정확도에 따라 발전사업자들에게 소정의 예측정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해줌은 한전과 마찬가지로 재생에너지 예측 알고리즘을 직접 개발한 사례다.
대학 동아리로 시작한 해줌은 햇빛지도로 유명하다. 태양광발전사업을 벌이는 사람은 누구나 햇빛지도에 주소를 입력하면 주소지의 태양광발전량을 알수 있다. 햇빛지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소개해 유명해졌다.
현재 해줌의 주력은 머신러닝, 즉 AI를 활용한 발전량 예측기술이다. ‘해줌V’는 이를 위한 재생에너지 예측입찰 자동화 플랫폼의 이름이다. 해줌은 태양광뿐만 아니라 풍력발전의 발전량 예측에도 성공했다. 풍력발전은 태양광발전보다 예측이 어렵다.
현재 산업부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산지태양광에 부여되는 공급인증서(REC)의 가중치를 없앨 계획이다. 한전의 경우 한국형 FIT 제도를 일몰할 계획이다.
AI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대체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는 AI 예측 플랫폼을 통해 중앙발전기와 상응하는 대우를 받으며 전력을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재생에너지가 정부 보조금 없이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보조금 없이도 재생에너지가 확대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