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테크서밋'서 300단 이상 낸드 기술 발표·경쟁 제품과 비교
비트밀도 등서 경쟁력 높여...2025년 상반기 제품 출시 계획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300단 이상 낸드플래시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SK테크서밋'에서 낸드플래시 설계 기술력에 대해 발표했다. 연사로 나선 박강우 SK하이닉스 TL은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2023에서 발표된 SK하이닉스의 논문 내용을 공개했다.
트리플레벨셀(TLC) 방식으로, 300단 이상의 SK하이닉스 낸드와 동일 기준의 경쟁사 제품을 비교했다. 두 제품 모두 칩 내부에 플레인(Plane) 4개를 배치한 구조다.
SK하이닉스 낸드의 프로그램 스루풋(PGM throughput)은 194MB/s로, 경쟁사 제품(164MB/s)을 앞섰다.
박 TL은 "프로그램 스피드가 증가하고 리드(읽기) 시간이 짧아져 결국 SK하이닉스의 제품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낸드는 비트 밀도(Bit Density) 측면에서 크게 진보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300단 이상 1테라비트(Tb) 낸드에서 SK하이닉스의 제품은 비트 밀도가 20Gb/㎟ 이하다. 같은 기준으로 경쟁사 제품의 비트 밀도는 ㎟당 11.55Gb인 것으로 나타났다.
낸드 기술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인 비트 밀도는 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Bit)의 수를 의미한다. 층을 높이 쌓고 셀(cell) 간격을 줄일수록 비트 밀도가 커진다.
이날 SK하이닉스가 비교한 경쟁사 제품은 지난해 진행된 ISSCC 2022에서 소개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낸드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출하량 기준 낸드 시장 점유율 2~3위(솔리다임 합산) 기업이지만 기술력에선 삼성전자와 1, 2위를 다투고 있다.
321단 낸드를 업계 최초로 개발한 SK하이닉스는 2025년 상반기 이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 8월 공개한 321단 낸드 샘플을 보면 이 제품은 이전 세대인 238단 512Gb보다 생산성이 59% 높아졌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300단 전후의 낸드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00단 이상 낸드에서도 스택 2개를 쌓아 올리는 더블스택 구조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리플스택 방식 대비 공정 수가 적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SK하이닉스는 200단 이상 고층 낸드에 트리플스택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이날 박 TL은 4D 낸드에서 셀을 동작시키기 위한 페리페럴(Peripherals) 회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셀 어레이 아래에 페리페럴 회로를 배치해 칩 사이즈 측면에서 이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4D 낸드부터는 회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TL은 "4D 낸드는 페리페럴 회로를 먼저 만들고, 그 위에 셀 어레이를 쌓는 방식"이라며 "이를 통해 칩 면적이 획기적으로 감소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