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시련 극복...꼬브레파나마·볼레오·암바토비 3곳만 남아
민간 자원개발 역량 배가에 주력…희토류 비축과 폐배터리 재자원화 추진
[원주=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광해광업공단이 희토류 비축과 폐기물 재자원화 사업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으로 인해 기관이 통폐합되는 아픔까지 겪었지만 공급망 이슈 부각으로 적절한 역할을 요구받는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광해광업공단은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이 합쳐 2021년 출범한 기관이다. 이명박 정권 시설 펼쳤던 해외자원개발사업이 문재인 정권들어 집중 포화를 받으며 광물자원공사는 통폐합 수순을 밟았고 결국 현 조직이 만들어졌다.
광물자원공사는 원래 자원개발 관련 국내 유일한 전문 공기업으로 자신감과 의욕이 넘쳤지만, 원가 회수 기간이 길고 성과 발현이 늦은 사업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정치권의 집중포화를 받아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 조직을 내주고 이름까지 바뀌었다.
현재 광해광업공단에 남아있는 빚은 7조 원 정도. 지금 운영하고 있는 광물광은 꼬브레파나마, 볼레오, 암바토비 등 3곳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피와 눈물이 얼룩진 과거를 보낸 광해광업공단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미중 대립과 중국의 자원 수출 제한 등으로 핵심광물의 공급망 확보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희토류, 희유금속 비축과 폐배터리 등에서 리튬, 코발트 등을 추출하는 재자원화 사업의 적임자로 지목받고 있다.
특히 비축 사업 분야에선 올해 국감에서 집중적으로 조명받았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정부가 비축 업무를 광해광업공단으로 단일화하고 있지만 비축기지가 협소하고 그나마 비축 비율이 90%에 달해 추가 비축기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핵심광물의 비축 일 수도 열흘 이내로 터무니 없이 적다고 지적했다.
광해광업공단의 또다른 사업인 재자원화 사업은 ‘도시광산’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가령 버려진 폐배터리엔 여전히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이 함유돼 있다. 충방전 시 배터리 내부에선 리튬이온이 양극재에서 음극재로, 음극재에서 양극재로 이동하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폐배터리엔 여전히 쓸만한 광물이 많이 남아 있다. 재자원화 사업은 폐배터리 등에서 광물을 추출해 다시 쓰는 일이다.
흑연의 경우 흔한 광물이지만 중국은 흑연 수출에 제한을 두고 있다. 흑연을 대신할 실리콘 계열 음극재를 제조해 쓰면 되지만, 그만큼 비용이 추가된다. 따라서 폐배터리에서 흑연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사업이 힘을 얻고 있다. 광물에 관해 전문인력과 조직운영 경험이 있는 광해광업공단이 재자원화 사업을 선도할 것을 요구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요청이다. 광해광업공단은 '재자원화클러스터단지'를 조성하는 방법으로 재자원화 산업에서의 민간 역량을 배양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민간역량 배양은 자원개발사업의 방침이기도 하다.
광해광업공단은 추가로 자원개발에 뛰어들기보다 민간이 필요로 하는 영역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일이 적확한 활동이라고 판단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민간기업들은 원자재가 필요한 것이지 원자재의 원료인 광물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광물도 가공과정을 거쳐야 산업현장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한국에선 아직 가공 역량과 생태계가 부족하다는 것이 광해광업공단의 생각이다.
이는 황규연 사장이 △국내 광물자원산업의 고도화 △민간의 국내외 자원 개발과 광해 방지 지원 △광산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 △지역특화형 도시 재생과 대체산업 육성 △국가 핵심 광물의 안정적 조달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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