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산업부 예산 에너지특별회계 분석

2024년 해외자원 관련 사업의 예산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석유시추선.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2024년 해외자원 관련 사업의 예산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석유시추선.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내년도 산업부의 해외자원 관련 사업의 예산 요구액이 대폭 늘어났다. 일각에선 ‘MB(이명박 대통령의 약자)의 재림’이라는 촌평도 있지만, 이차전지, 전기차 등 희유금속을 소비하는 산업이 발달하고 중동 석유감산 정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데일리한국이 11일 2024년 산업부 에너지특별회계를 분석한 결과 ▲해외자원개발조사 143.6% ▲신산업맞춤형핵심광물개발활용기술개발(R&D) 111.2%  ▲유전개발사업출자가 59.8% 늘어났다. 

에너지신산업으로 분류돼 결이 다르지만 현지에서 자원을 생산하는 ▲해외 청정수소 암모니아 생산 및 도입기반 구축 예산도 전년 대비 50% 증가돼 요구됐다. 

반면 △중소규모 가스전 및 희소광물 탐사·활용 기술개발(R&D)과 △해외 자원개발 특별융자의 경우 각각 88.3%, 77.3% 줄었다.   

해외자원 관련 예산은 MB정부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대폭 축소됐다.  

당시 민주당 우영식 의원 등은 MB정부 시절 추진된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성과없이 국민예산만 탕진한다며 관련 예산을 대폭 축소했다. 그러다가 최근 이차전지와 전기차 산업이 활성화되며 배터리 소재인 니켈, 동, 리튬 수요가 치솟자 관심을 다시 두는 모양새다. 

2023년 본예산이 13억5100만 원이었던 ▲해외 자원개발 조사의 경우 예산 요구액이 2024년 32억9100만 원으로 143.6% 늘었다. 

이 사업은 조사사업과 기반구축사업으로 구성돼 있는데 조사사업의 경우 2023년 10억3800만 원에서 2024년 22억2000만 원으로, 기반구축사업의 경우 3억1300만 원에서 10억7100만 원으로 늘려 예산을 요구했다.  

▲신산업 맞춤형 핵심광물 개발·활용 기술개발 사업은 2023년 본예산이 29억9200만 원이었지만, 2024년엔 63억1900만 원을 요구해 111.2% 늘었다. 

이 예산은 인공지능(AI) 기반 국내 부존 흑연광 개발을 위한 탐사와 자원량 평가, 선광 기술개발 등에 사용된다.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로 사용되는데 중국이 최대 산지다. 한국 배터리 제조 기업도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미중 관계 악화로 인해 중국이 흑연 수출 가격을 올리거나 금수 조치할 경우를 대비해 마련한 예산이다. 

2023년 본예산이 301억3000만 원인 ▲유전 개발사업 출자는 2024년에 481억4000만 원이 요구됐다. 당초 산업부는 692억 1900만 원을 요구했으나 기재부와 조정과정에서 줄어 59.8% 증액에 머물렀다. 

세부사업을 살펴보면 유전개발에 392억9000만 원, 석유 생산시설 재활용 친환경 에너지사업(이하 석유생산시설재활용 사업)에 88억5000만 원을 요구했다.

유전은 CO2 배출 주범인 원유를 시추하기 때문에 2050 탄소중립 목표에 어긋나지만 산업부는 석유위기 대응 능력 강화와 에너지 자립도 제고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주로 석유공사의 유전 개발사업과 생산광구 운영을 위한 자금 출자에 사용된다. 

석유 생산시설 재활용 사업은 동해 가스전 해상플랫폼을 재활용해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추진한다. 산업부는 이 사업을 2050 탄소중립 실현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 사업엔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석유공사, 동서발전, 노르웨이의 에퀴노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다. 

▲해외 청정수소·암모니아 생산 및 도입기반 구축사업은 2023년 본예산이 40억 원이었는데 올해 60억 원이 요구됐다. 당초 산업부는 120억 원을 요구했으나 기재부와 조정과정 중에 감액됐다. 결과적으론 2023년 대비 50% 늘었다. 

이 사업은 석유공사가 해외 그린·블루수소와 암모니아 생산 및 도입 명목으로 전액 사용한다. 석유공사는 이를 위해 사업영역을 탄소포집수송저장 등 탄소 저감 사업과 암모니아 등 수소화합물 개발사업으로 확대하는 석유공사법 개정이 필요하다. 국회 산자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석유공사법 개정안을 지난달 22일 통과시킨바 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해상풍력발전을 이용, 수전해 설비로 생산한 수소를 말하고 블루수소는 천연가스를 개질해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CO2를 포집 대기 중에 방출하지 않는 수소의 이름이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인데 독성이 있지만 운송이 수소보다 상대적으로 쉬워 각광받는 수소화합물이다.   

한편 예산이 줄어든 △중소규모 가스전 및 희소광물 탐사·활용 기술개발사업은 2023년 본예산이 70억3000만 원이었으나 2024년 8억2000만 원으로 88.3% 감액돼 요구됐다.

△해외자원개발특별융자의 경우 2023년 본예산 1754억800만 원에서 2024년 398억1700만 원으로 77.3% 줄어 요구됐다. 당초 산업부는 679억2500만 원을 요구했으나 기재부의 조정 과정을 거쳐 398억1700만 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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