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가격·널찍한 실내 공간 강점
자연스러운 움직임, 전기차 거부감 없어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안효문 기자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안효문 기자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KG모빌리티가 전기차 시장에 두 번째 도전장을 냈다. 어느덧 브랜드 대표 차량으로 성장한 소형 SUV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 ‘토레스 EVX’가 그 주인공이다.

2022년 당시 쌍용차가 경영정상화의 선봉장으로 선보였던 토레스는 소형 SUV 특유의 발랄한 상품구성과 경쟁력 높은 가격정책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토레스 열풍이 계속될 수 있을지 서울 영등포와 인천 영종도 구간에서 시승하며 상품성을 확인해봤다.

◇ 안도 밖도 ‘정통 SUV’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제공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제공

전반적인 디자인 구성은 기존 토레스가 딱 떠오르면서 전기차 고유의 요소를 곳곳에 배치, 차별화를 꾀했다. 프로젝션 타입의 4등식 LED 헤드램프와 수평형 LED 주간주행등, 턴시그널 일체형 램프 등의 구성은  최근 KG모빌리티의 디자인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단순하면서도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20인치 휠은 토레스 전기차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동급 경쟁차에서 보기 힘든 구성들도 눈에 띈다. 토레스 EVX의 최저지상고는 175㎜, 진입각과 탈출각은 각각 18.8도와 21.1도다. 토레스 EVX를 두고 정통 오프로더라 평하긴 어려움이 있지만, 어지간한 아웃도어 환경에서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는 스펙이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안효문 기자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안효문 기자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안효문 기자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안효문 기자

실내 구성도 최근 KG모빌리티 라인업들과 마찬가지로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센터터널에 물리버튼을 최소화한 대신 다양한 수납공간을 차 곳곳에 배치했다. 그러면서 여러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를 배치해 감성 품질도 높였다.

소형 SUV로 분류되는 토레스 EVX지만 2열 공간은 넉넉하다. 성인 남성도 무릎이나 머리공간에 불만이 없을 정도다. 적재공간은 기본 839ℓ, 2열을 접으면 최대 1662ℓ까지 확보된다. 트렁크 아래에도 별도의 수납공간을 배치하는 세심함도 보인다. 

최근 트렌드 중 하나인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탑재했다. 전기차 배터리로 외부 전자제품에 AC 전력을 공급하는 것으로, 최대 3.5㎾의 소비 전력을 배터리 용량의 20% 수준까지 사용 가능하다. 어지간한 전자제품들을 전력 걱정 없이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규격이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안효문 기자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안효문 기자

이밖에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콘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디지털 키, 스마트폰 미러링 등 최근 선호도 높은 품목을 아낌 없이 채택했다. 커넥티드카 시스템 인포콘 서비스는 5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 주행 거리 433㎞...멀미 걱정 없는 편안함

토레스 EVX에 탑재된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34.6㎏f·m 등의 성능을 발휘한다. 내연기관 버전의 1.5ℓ 가솔린보다 37마력 높고 6.0㎏f·m 강하다. 여기에 전기모터의 특성상 출발 직후부터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는 덕분에 대부분의 주행 영역에서 가뿐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안효문 기자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안효문 기자

배터리는 중국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로, 용량은 73.4㎾h다.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지만, BYD의 ‘셀투팩’ 방식으로 단위 면적당 애너지 밀도를 20% 높인 것이 특징이다. 그 결과 까다로운 국내 규정에서도 1회 충전당 최장 433㎞의 주행가능거리를 인증 받았다(18인치 타이어 기준). 여기에 EV 열관리 시스템을 더해 겨울철에도 배터리 성능을 유지토록 했다.

일부 전기차의 경우 초반 가속이 너무 강하거나 페달링이 예민해 ‘울컥울컥’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운전자보다 동승객이 느끼는 불편함이 크다. 전기차 뒷자리에 타면 멀미를 한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

토레스 EVX는 흡사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부드러운 가속감을 선사한다. 처음 전기차를 타는 운전자도 부담 없이 편하게 차를 다룰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전기차의 장점도 잘 살렸다. 무게중심이 낮고 전기차에 맞춰 개선한 서스펜션 및 하체 세팅 덕분에 차의 움직임이 한층 더 좋아졌다. 운전자의 의도대로 차가 잘 따라오고, 대부분의 속도 구간에서 스트레스 없이 차를 제어할 수 있었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제공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제공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에코, 윈터 등 네 가지를 지원한다. 회생 제동은 세 단계로 조절 가능한데, 굳이 ‘원 페달 플레이’를 지향하기 보다 자연스럽게 타력 주행 중 전력을 회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 하다. 

실내 소음에 대해선 평이 갈릴 것 같다. 엔진음이 없는 만큼 풍절음과 노면소음에 차 내에 유입되는 소리가 더 크게 다가온다. 실제 측정해보면 내연기관 토레스와 수치적으로 실내 정숙성에 큰 차이는 없겠지만, SUV 특유의 높은 차고 등을 고려했을 때 방음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면 장점이 더 부각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최신차량 답게 안전기능이 충실하다. 고급 차량에 들어가는 자동 차로 변경을 비롯 24개에 달하는 ADAS 기능을 탑재했고, 차체 고장력 강판 비중도 81%에 달한다.

◇ 실구매가 3000만원대…전기차 한계 넘을까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안효문 기자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사진=안효문 기자

토레스 EVX의 가격은 4750만~4960만원이다. 올해 기준 환경부 및 지자체별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격은 3000만원대로 내려온다. 동급 내연기관 SUV와 비슷하거나 살짝 비싼 정도로, 연료비나 세금 등 혜택까지 고려해보면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SUV다운 국산 전기차가 시장에 출시됐다는 점이 반갑다.옛 쌍용자동차 시절부터 내려온 ‘정통 SUV의 명가’라는 타이틀은 KG모빌리티가 가진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다. 토레스 EVX를 시작으로 KG모빌리티가 전동화 시대에 걸맞은 SUV의 상을 성공적으로 펼쳐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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