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김연수 한글과컴퓨터(한컴) 대표가 부친 김상철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던 동생이 5일 구속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이 사건과 회사의 관련 없음을 강조하고 모든 사업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6일 김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어제 발생한 사법 이슈와 관련해 우려하고 계실 고객, 투자자, 임직원 등 많은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우선 송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대표이사이기 이전에 누나 김연수로서 남동생이 이러한 사건에 거론된 것만으로도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전날 수원지방법원은 김상철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던 아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한컴 계열사 한컴위드가 지분을 투자한 아로와나테크의 가상화폐 ‘아로와나 코인’ 시세 조종 등으로 김 회장의 아들이 100억원대 수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해왔다.
이와 관련해 김연수 대표는 “그저 앞으로 진행될 수사 이후 제 남동생에 대한 사법부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뿐”이라면서도 “그러나 한컴과 저 김연수는 해당 프로젝트의 성공 또는 실패로 인해 그 어떠한 득도 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컴이 추진 중인 사업들과 계획 중인 사업들 역시 이번 이슈와 상관없이 모두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대표이사 김연수로서는 저희 경영진과 함께 한컴 및 주요 자회사에 발생될 수 있는 리스크들을 점검하고 최소화하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으며 책임경영과 정도경영을 실천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김연수 대표는 앞서 지난달 28일 한컴이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간담회 자리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질의응답이 아닌 발표 시간을 활용해 스스로 해명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한컴은 파트너사들과 ‘한컴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AI 기술을 통한 IA(지능형자동화) 시장에 진출, 5년 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기적이고 중대한 사업 로드맵을 발표하는 시점인 만큼 부정적인 이슈에 적극 대응하는 수를 둔 것이다.
이 같은 ‘정면돌파’ 전략은 주주를 비롯한 회사 이해관계자들이 가질 수 있는 의구심을 해소함으로써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을 책임지는 대표이사로서 앞으로의 사업과 주주가치에 영향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자 함이다.
한편 지난달 한컴은 처음으로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3년간 매년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25~30%를 배당으로 환원하고 자기주식 취득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이다.
한컴은 2018년 이후 배당을 시행하지 않았으나 2년 전 김연수 대표 취임 이후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펴왔다. 지난해 100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을 진행하고 올해 7월에는 발행주식 총수의 5.6%에 달하는 200억원 상당의 자기주식 소각을 단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