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물가상승률 年 160% 기록

아르헨티나 주유소 앞의 차량 대기 줄. 사진=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주유소 앞의 차량 대기 줄.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고공행진중인 아르헨티나 물가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페소화에 대한 평가절하 여파로 항공권 가격은 2배 가까이 올랐고 휘발유도 30% 이상 오르면서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라나시온과 텔람통신 등은 국영 아르헨티나항공(아에로리네아스 아르헨티나스)이 페소화 평가절하와 달러화 표시 운영비 상승 압박 영향으로 국내선 항공권 가격을 50∼100% 인상했다고 보도했다.

한 여행전문업체 측은 소셜미디어에 "내년 1월 20일 부에노스아이레스∼바릴로체 항공료 가격은 하루만에 7만2215페소에서 15만8293페소로 바뀌었다"며 이는 사전 예고 없는 조처라고 썼다.

라나시온은 내년 1월 15일 부에노스아이레스∼우수아이아 항공편의 경우 정부의 평가절하 발표 후 224%까지 훌쩍 뛰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제트스마트와 플라디본디 등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하루 사이에 항공료 가격을 인상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료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정부에선 큰 폭의 인상 조정을 못하는 '공정한 가격 제도' 적용 대상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달까지 월 최대 4%까지만 올릴 수 있었다.

유류비도 큰 폭의 조정이 단행됐다.

아르헨티나 거대 에너지 회사인 국영 YPF는 시중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연료 가격을 전날 37% 인상했다. YPF는 연료 판매 부문 점유율 55%를 차지하는 업계 1위 업체다.

업계 2·3위인 셸과 라이젠도 비슷한 수준의 인상이 있었다고 텔람통신은 전했다. 이는 11월 1일과 비교하면 77% 상승한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식품과 의류 등 실생활에 밀접한 부문의 소비자 가격 인상 역시 이어지고 있다고 일간 클라린은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출범한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는 지난 12일 50%에 이르는 페소화 평가절하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공식 환율은 1달러당 800페소다.

평가절하는 수출 신장 및 수입 억제 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국내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전날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IPC)가 한 달간 12.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0월 월간 물가상승률 8.3%와 비교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해 11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160.9%를 기록해, 10월 142.7%에 이어 1989∼1990년 초인플레이션 이후 최대치 기록을 또 경신했다.

이 수치는 페소화 평가절하 조처가 반영된 것은 아니어서 연말까지 물가 상승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1115페소까지 치솟았던 비공식 환율 달러(블루 달러)는 1달러당 995페소로 떨어졌다. 공식 환율과의 간극은 24% 수준까지 좁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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