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코리아, 5세대 프리우스 국내 공식 출시
13일 대규모 미디어 시승행사 통해 성능 검증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고객들이 기존 프리우스 연비에 만족하고 있는 것을 파악한 만큼, 이번 신 모델은 상품성과 디자인, 주행성능 등에 집중했다”
오야 사토키 토요타 개발 책임자는 신형 프리우스의 특징으로 연비보다 디자인·주행성능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 연비는 이미 수차례 검증됐으며, 이제는 고객들에게 다른 모습으로 선택을 받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프리우스는 지난 13일 국내에 공식 출시,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라틴어로 ‘선구자’라는 의미의 프리우스는 전 세계적으로 누적 약 590만대 이상 판매되며 하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한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한국보다 앞서 출시한 일본과 북미 등 전세계 시장에선 계약자가 몰려 출고 대기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타 코리아는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어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열고, 본격적인 국내 출시행사를 이어갔다. 시승은 2.0ℓ 하이브리드(HEV)와 2.0ℓ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두 가지 타입의 파워트레인을 모두 경험하도록 구성됐다.
시승행사에서 자세히 본 신형 프리우스는 낮은 무게중심에 19인치 대구경 휠이 적용된 균형잡힌 차체와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돋보였다. 특히 외관만 봤을 땐 연비에 중점을 둔 모델이 아닌 스포티한 차량으로 느껴졌다.
실제 이날 오야 사토키 개발 책임자는 “고객의 애차가 될 수 있는 자동차로 프리우스를 재탄생시키기 위해 ‘한눈에 반하는 디자인’을 셀링 포인트로 삼고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인테리어는 운전에 쉽게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톱 마운트 계기판은 스티어링 휠 위쪽에 배치돼 마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여기에 직경이 작은 스티어링 휠을 장착해 운전자의 시선이동을 줄였다.
센터페시아는 12.3인치의 디스플레이와 시프트 레버를 적용해 직관적이면서도 사용이 편하게 구성했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각종 버튼의 위치는 조작하기 쉬운 곳에 배치돼 운전자 사용성을 배려한 느낌이 들었다.
시승은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어에서 경기 가평군의 한 카페를 경유하는 왕복 약 165㎞ 코스로 진행됐다. 기착지까지는 PHEV 모델을, 돌아오는 코스는 HEV 모델을 각각 경험했다.
PHEV 모델은 EV모드와 가속하거나 힘이 필요할 때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오토(AUTO) 모드로 구동방식을 바꿀 수 있다. 엔진만 사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차징 모드도 있으나, 배터리가 부족하지 않을 경우 작동하지 않는다.
EV 모드로 주행을 했을 땐, 전기차와 거의 비슷했다. 엔진음 없는 조용한 승차감과 경쾌한 주행감 등 미리 알고 타지 않았으면 전기차로 느낄만 했다. 오토모드로 바꿔 주행해도 급가속을 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 EV모드로만 주행했다.
고속 주행구간에서 가속페달에 힘을 주니, 친환경에 중점을 둔 모델답지 않은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엔진음이 들리기 시작하며 무리없이 쭉쭉 올라가는 속도에 하이브리드 차만의 장점이 느껴졌다. 2.0ℓ 가솔린엔진이 탑재된 PHEV은 총 출력 223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토요타 코리아는 이날 시승 코스에 와인딩 구간을 포함시키며, 프리우스의 코너 안정성을 경험하길 권했다. 실제 급격한 곡선 구간에서도 무리없이 부드럽게 돌파해 나갔다. 다만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방지턱 구간이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방지턱을 다소 빠른 속도로 넘어갔지만 큰 충격이 없었다.
토요타 코리아 측은 “빠른 응답성과 높은 강성을 위해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과 리어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을 적용했다”며 “이는 노면소음 최소화와 함께 우수한 접지력과 코너링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주행 후 확인한 PHEV 모델 연비는 공인 연비 19.4㎞/ℓ를 훨씬 뛰어넘는 33.7㎞/ℓ를 기록했다. 이를 확인한 토요타 코리아 관계자는 오히려 “가솔린으로 달린 구간만 측정해 연비가 많이 올라간 것”이라며 “대부분 주행이 EV모드로 이뤄진 만큼 크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EV모드의 전비도 8.5㎞/kWh를 기록, 공인 전비 6.2㎞/kWh(최대 주행거리, 84.32㎞)를 한참 앞섰다. 이는 따로 신경쓰지 않아도 EV모드로만 115.6㎞를 주행할 수 있는 성능이다. 시승에서 스포츠모드 작동과 고속구간이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최대 주행거리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HEV 모델을 시승했다. 신형 프리우스는 HEV 모델과 PHEV 모델과 디자인이 같다.
토요타 코리아 관계자는 “PHEV용 배터리를 바닥에 탑재하고, 연료 탱크의 배치도 수정했다”며 “배터리 크기와 연료 탱크 크기의 패널티 없이, HEV 모델과 PHEV 모델 모두 동일한 패키지로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HEV 모델의 주행감 역시 PHEV 모델과 비슷했다. 다만 고속 주행 및 가속구간에선 엔진음이 올라왔다. EV 모드 주행에 적응된 나머지 HEV의 엔진음은 다소 크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 내연기관 모델과 비슷하거나 더 조용하다고 느껴지는 수준이다.
HEV 모델은 공인 연비(20.9㎞/ℓ)를 훨씬 뛰어 넘는 24.2㎞/ℓ를 보였다. 정체 구간과 에코 모드를 사용한 구간이 있었지만, 크게 연비에 신경쓰지 않고 운전을 해도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였다.
5세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LE 3990만원, XLE 4370만원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은 SE 4630만원, XSE 49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