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창업주 김홍국 회장이 병아리 10마리를 자산으로 사업 밑천을 마련해 일군 하림그룹이 해운 공룡 HMM을 삼킨다.
19일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의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하림은 매각 측 지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각 예정인 HMM 주식은 3억9879만주(57.9%)다.
하림은 지난달 본입찰에서 인수 희망가로 약 6조4000억원을 써내 인수전에 함께 참여한 동원그룹 측의 인수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자금조달 계획과 경영계획 등 정성평가 결과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
매각 측과 하림은 이달 말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은 지난달 23일 본입찰 접수를 마감하면서 “우선협상자와 연내 SPA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선협상자 선정이 끝난 뒤에는 “세부 조건에 대한 논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거래를 마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림은 현재 자산총액 17조900억원으로 재계 27위다. HMM은 25조8000억원으로 19위다. 양측의 자산총액은 단순 합계로도 42조원이 넘어 재계 13위인 CJ그룹(40조7000억원)을 넘어선다.
다만 하림의 자산이 HMM보다 적은 만큼 ‘승자의 저주’ 리스크는 불안 요소다. 현금 보유액(10조원)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인수 금액에 대해서도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해운 경기 침체도 고민거리다.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5일 기준 1093.52이다. 지난해 1월7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5109.6의 5분의 1 수준이다.
하림 측은 자금조달과 사업 시너지 등 보다 구체적인 HMM 인수‧운영 계획을 이른 시간 내에 밝힌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