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장정우 기자] 갑진년 새해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해 게임업계에서는 다양한 이슈가 발생했다. 오랫동안 지적됐던 업계 관행이 법제화를 통해 새롭게 바뀔 예정이며, 국내 게임사들이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을 시도해 빛을 보기도 했다. 이외에도 업계에서 민감하게 다뤄지는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기도 했다.

◇ 확률형 아이템 정보의무 공개…이용자 보호 나서

사진=유토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내년부터 게임업계의 자율에 맡겨졌던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시가 법제화를 통해 의무화 된다. 지난 몇년간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비롯한 게임 내 확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법제화 관련 움직임이 진행됐고 올해 입법 예고 및 국민 의견 수렴이 진행됐다.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를 도입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의결과 함께 3월 개정했다. 이번 개정안은 게임물과 홈페이지·광고·선전물 등에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표시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게임물에 포함된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확률 정보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는 캡슐형·강화형을 비롯해 ‘컴플리트 가챠’라고 불리는 합성형까지 분류해 의무 표시사항을 규정했다. 이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추가반영한 내용이다. 또한 중소기업에 대한 예외인정 범위를 지정해 영세 게임사들의 부담을 완화하기도 했다.

문체부는 지난 11월 입법예고와 함께 내년 3월22일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 확률형 아이템 모니터링단을 설치, 확률정보 미표시 게임물 단속에 나서며 의심 게임에 대한 확률정보 검증도 진행할 예정이다.

◇ ‘다크 앤 다커’·‘리니지’·’배틀그라운드’…IP를 두고 벌이는 법정 공방

소송에서 승소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사진=엔씨소프트
소송에서 승소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사진=엔씨소프트

올해는 게임 IP(지식재산권)를 두고 게임사간의 법정 공방이 뜨겁게 펼쳐지기도 했다.

지난 2월 언론을 통해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와 넥슨의 ‘프로젝트 P3’의 유사성이 제기되면서 관련 이슈가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후 3월 아이언메이스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넥슨이 사내공지를 통해 이슈가 되기 전부터 진행한 대응 과정을 설명하고 수사기관에 엄중한 수사를 요청했다.

넥슨은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방지법 등으로 아이언메이스에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한편 다크앤다커를 둘러싼 소송에도 크래프톤은 지난 8월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크래프톤 측은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블루홀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익스트랙션 RPG(역할수행게임) ‘프로젝트 AB’에 ‘다크앤다커’ PC 원작의 이름만 사용한 신작"이라고 설명했으며 향후에 나올 사법적 판단을 제3자로서 지켜보고 존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엔씨소프트도 자사의 대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와 관련된 저작권 소송을 진행해 IP 보호에 나섰다.

지난 4월 엔씨소프트는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장을 접수했다. ‘아키에이지 워’가 자사의 ‘리니지2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는 관련 주장은 동종 장르의 게임에 일반적으로 사용된 게임 내 요소 및 배치 방법에 대한 것으로 법률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8월에는 엔씨소프트가 지난 2021년 웹젠의 ‘R2M’을 대상으로 진행한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R2M이 자사의 ‘리니지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방했다고 주장했으며, 재판부는 이를 받아드리고 웹젠이 엔씨소프트에게 10억원을 배상하라고 밝혔다.

이후 웹젠은 항소를 진행했다. 또한 2심 선고까지 R2M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강제집행정지 청구를 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외에도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중국 넷이즈의 ‘황야행동’ 간의 저작권 소송이 지난 11월30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캘리포니아주 샌 머테이오 카운티 상급법원은 황야행동이 배틀그라운드와 유사하다고 판단, 5년간의 법정 공방에서 첫 결론이 났다.

◇ 국내 넘어 해외까지…플랫폼 확장 성공한 게임사들

최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데이브 더 다이버' 사진=넥슨
최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데이브 더 다이버' 사진=넥슨

모바일 게임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플랫폼을 넘어 PC와 콘솔 플랫폼까지 확장하는 도전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특히 올해는 게임사들의 신작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인정받으며 플랫폼 확장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먼저 넥슨은 지난 6월 자사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개발한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를 출시해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해양을 주제로 해양 생물을 수집하는 것에서 나아가 액션·시뮬레이션까지 여러 장르를 융합하는 콘텐츠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글로벌 누적 판매량 200만장을 돌파했으며 글로벌 매체 리뷰를 종합해 소개하는 ‘메타크리틱’ 평점 90점 확보와 함께 ‘머스트 플레이’(MUST PLAY) 배지를 획득했다. 지난 10월에는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출시해 콘솔 플랫폼을 지원했으며 지난 15일에는 블랙 솔트 게임즈의 ‘드렛지’와의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를 출시했다.

사진=네오위즈
사진=네오위즈

출시 전 해외 게임쇼인 ‘게임스컴’에서 3관왕을 차지했던 네오위즈의 ‘P의 거짓’도 국내를 비롯해 해외 시장에서도 흥행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P의 거짓은 지난 9월 출시 이후 1개월만에 글로벌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했으며 북미 유럽 일본 등 해외 판매량이 90% 이상을 기록,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나아가 지난 11월에는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해 6관왕을 기록해 국내에서도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네오위즈는 P의 거짓의 흥행에 힘입어 스토리를 확장하는 DLC(다운로드 가능한 콘텐츠) 개발 및 차기작 개발을 확정하며 IP 확장에 나서고 있다.

◇ 게임사와 외주업체간 ‘남성혐오’ 표현으로 시작된 갈등

사진=유토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지난 11월 넥슨을 시작으로 주요 게임사들이 외주 업체를 통해 제작한 콘텐츠에 남성혐오 표현이 포함돼 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게임업계의 큰 이슈로 떠올랐다.

해당 외주업체인 ‘스튜디오 뿌리’는 제작 콘텐츠에 남성혐오를 상징하는 손가락 표현을 포함시켰으며 해당 표현은 영상에 프레임 단위로 포함돼 발견하기 어렵게 제작됐다. 관련 표현은 넥슨을 비롯해 카카오게임즈·스마일게이트 등 주요 게임사 콘텐츠에 포함됐다.

이후 게임사들은 사과 및 입장문을 게시하며 관련 표현을 탐색하고 삭제하는 작업에 들어갔으며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외주 콘텐츠 외에 자체 제작 콘텐츠에서도 관련 내용이 발견된 게임사도 등장해 후폭풍이 업계 전반으로 퍼졌다.

넥슨은 주요 게임의 디렉터가 직접 라이브 방송을 진행, 남성혐오와 관련된 콘텐츠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게임사들의 대처에 한국여성민우회는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페미니즘 혐오몰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게임소비자협회에서는 스튜디오 뿌리측의 집게손가락 논란 해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