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4일 저녁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거룩한 기다림'의 밤 행사에 참석, 손을 흔들고 있다. 2023.12.24.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4일 저녁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거룩한 기다림'의 밤 행사에 참석, 손을 흔들고 있다. 2023.12.24.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계파 갈등과 공천 잡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가 민주당 내분을 중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6일 정계에 따르면 민주당에선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의 계파 갈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에 혁신을 요구하며, 혁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당 창당 구상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한 시한이 다가오면서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새해 초에 신당 구상을 밝히겠다며, 연말까지 민주당에 변화할 시간을 주겠다고 밝혔다.

당내 비명계(비이재명계‧혁신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이 대표에게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최후통첩하면서 12월 중에 답이 없으면 거취를 결정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민주당에선 공천 잡음까지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 총선 예비후보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고 이의신청을 했지만 최종 기각 판정을 받은 비명계 인사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다.

최근 민주당으로부터 최종 기각 판정을 받은 최성 전 고양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의 민주당에 의한 북한 수령체계식 불법‧부당한 공천학살을 당했다”며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낙연계 인사로 분류되는 최 전 시장은 친명계 초선 한준호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시을에 출마를 준비해왔다. 친명계 조정식 사무총장이 현역인 경기 시흥을에 출마를 준비 중이던 비명계 김윤식 전 시흥시장도 최근 민주당으로부터 최종 기각 통보를 받고 반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진 이 대표는 당 내분과 관련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내에선 친명계(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비명계의 통합 비대위 구성 등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을 뿐이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비대위를 구성하려면 당이 엄청난 내홍을 겪고 있고 그 내홍을 현 지도부가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하지 않나. 비대위가 정상적인 게 아니다”라며 “그런데 현재 우리 당이 그런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김‧정 전 총리가 내분 수습의 중재자 역할을 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앞서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는 지난 24일 만나 이 대표가 통합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 했다.

김 전 총리도 지난 20일 이 대표를 만나 “당의 통합을 위해 이 전 대표 등을 만나 충분히 대화하고 (당내 갈등에 대한) 수습 방안을 찾아보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정 전 총리의 경우 이날 이 전 대표와도 만났는데, 오는 28일엔 이 대표를 만날 예정이어서 정 전 총리가 두 전‧현직 대표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날 이 전 대표는 이날 정 전 총리를 만난 이후 입장문을 내고 “적절한 상황이 조성되면 김 전 총리를 포함한 3총리(김부겸‧정세균‧이낙연)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는 입장도 밝혔다. '3총리' 회동이 성사되면 당의 혁신 요구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이 대표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이후 김대중재단 서울강북지회 출범식을 마친 뒤, ‘적절한 상황’의 뜻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적절한 상황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모임도 어려울 것이란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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