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도 실적 악화 예상
생존 위한 경영 속 먹거리 찾기 돌입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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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지난해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연체율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카드사들이 '갑진년' 역시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업황 악화는 장기화되고 '미래 먹거리'로 생각했던 해외 시장에서도 부진이 이어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실적 반등을 위한 동력을 얻으려는 카드사들은 올해 경영 키워드를 '긴축' '생존' 등으로 설정하고 공격적 사업 확대 등 보다 안정적인 자금 조달, 대손비용·리스크 관리 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카드사들의 '생존' 경영이 애꿎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카드사 순이익은 2조4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5637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누적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2조3530억원) 대비 11.7% 줄었다.

주요 카드사의 전체 카드 이용액(구매카드 제외) 대비 영업이익률도 올 들어 9월까지 1% 미만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0.52%, 현대카드는 0.29%, KB국민카드는 0.39%로 나타났다. 롯데카드 0.37%, 우리카드 0.30%, 하나카드는 0.35%를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카드사들은 할부금융과 리스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고금리와 개별 시장의 부진 요소가 겹쳤다. 국내 카드사 중 해외법인을 운영 중인 5개 사(신한·KB국민·롯데·우리·BC카드)의 2023년 1~3분기 누적 순이익을 합산하면 259억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3%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어진 고금리 기조에 따른 여신전문회사채(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발생했다. 지난 4월 3.961%였던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10월에 4.938%까지 올랐고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의 비용 부담도 커졌다.

또 경기 둔화로 연체율이 높아지고 대손비용 부담까지 한층 늘면서 카드사 실적은 자연스럽게 급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시장 환경이 반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 카드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카드사들의 올해 전망 역시 비관적"이라며 "'게임체인저'가 등장하지 않는 한 어려운 상황은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생존' 외치며 내실 경영 돌입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는 카드사들은 올해 경영 키워드를 '생존'을 정하고 내실 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인 영업 확대보다는 실적 개선 전환점을 찾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 대손비용·리스크 관리, 디마케팅을 통한 비용 절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라며 "투자보단 실적 방어가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카드사의 경우 안정적인 연속 경영을 위해 기존 CEO들을 연임한 바 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최원석 BC카드 대표 등이 연임에 성공했으며 오는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어려운 업황으로 인해 '긴축' '생존'을 외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신사업 발굴에도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본업인 결제 서비스 수익성 위축이 구조적으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카드사 신사업으로 유망한 분야는 데이터 사업이다. 8개 전업카드사 모두 본인신용정보관리(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를 획득했고 이 가운데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BC카드는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됐다.

또 카드사들은 국내보단 아직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진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해외법인 실적이 개선된 롯데·우리·BC카드는 물론 신한·KB국민 역시 올해 본격적으로 성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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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이은 긴축 경영이 소비자 피해로

일각에선 경영 악화에 '긴축' 경영을 선언한 카드사들로 인해 소비자가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간 제공했던 혜택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것. 지난해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와 캐시백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인 바 있다.

또 카드사들은 자동차 구입 시 제공하는 캐시백도 줄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오프라인에서 일시불로 자동차를 구매했을 때 1%를 지급하던 캐시백을 0.6%까지 축소했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9월 말 1%에서 11월 말 0.7%로 줄였고 롯데카드는 1%에서 0.5%로, KB국민카드는 0.9%에서 0.7%로 관련 캐시백을 축소했다. 반면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카드 단종 역시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신용카드 247종, 체크카드 34종 등 총 281종의 카드가 발급이 중단됐다. 이는 2022년 전체 단종 수인 116종(신용 79·체크 37)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일명 '혜자카드'로 불리는 카드들이 다수 단종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대출자산 확대보다 내실 경영과 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건전성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영향이 소비자에게 가고 있다"며 "혜택을 줄이고 있는 것을 보면 올 상반기까지는 혜택 축소가 이어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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