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여전채 금리 하락 추세 전환
조달 비용 부담 덜은 카드사는 안도
내실 경영으로 내년 준비도 착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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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카드사들이 연말 뜻밖의 여유를 맞이했다. 최근 여전채 금리가 낮아지고 금융당국도 카드사의 외화 채권 발행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자금조달에도 속도를 내면서 카드사들은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년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연체율 상승과 리볼빙 잔고 증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으로 인해 카드사의 고심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미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내놓은 상황이라 내부적 긴축 경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AA+등급 3년 만기 여전채 금리는 4.276%로 전날(4.290%) 대비 0.014%포인트 내려갔다. 지난 10월 말 4.9%까지 치솟으며 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여전채 금리는 지난달 4.2%로 하락한 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카드사들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인해 여전채 금리가 덩달아 오르자 지금껏 자금조달에 애를 먹어왔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여전채 발행액 증가는 물론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카드사 대출 금리도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 10월 발행된 여전채 금액은 5조4020억원이었지만 지난달 10조3000억원이 넘는 여전채가 발행되면서 한달 사이 2배 가까이 급증했고 채권 시장도 활발해졌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외화 채권 발행 허용 역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 KB국민카드는 지난달 5억 달러 규모의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에 성공했으며 다른 카드사들도 외화 채권 발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다시 낮아지면서 채권 발행이 원활해지고 있다"며 "최근 해외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하는 등 상황이 나쁘지 않고 카드사 부담 여력도 예전과 비교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 연체율·상생금융에 따른 불안감도 아직

현재 여전채 시장에 돌기 시작한 온기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리볼빙 잔액·연체율 증가 △당국의 상생금융 압박 등으로 인해 카드업계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카드사의 주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는 인하 추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0.5~1.5%까지 내려갔다. 매년 인하되는 수수료로 인해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 부분에서 적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금융당국이 '적격비용 제도개선 TF'를 통해 수수료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내년에도 수수료 사업에서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매년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지금도 카드 결제로 인한 카드사 수익은 마이너스에 가깝다"며 "여기서 더 인하하면 사업을 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리볼빙 잔액 증가와 카드 연체율 증가 역시 카드사의 경영 리스크 중 하나다. 결제 금액의 일부를 다음 달로 넘기는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지난 10월 기준 7조58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4000억원, 2021년 12월과 비교하면 1조원가량 증가했다. 전업 카드사 평균 연체율도 지난 6월 말 기준 1.58%였으나 올해 3분기 1.67%로 증가했다.

카드사의 연체 리스크가 가계대출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연이어 나오면서 업계에선 카드사들이 재무 건전성 관리에 역량을 집중해야 된다고 지적한다.

또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도 카드사들에게는 부담이다. 실적 악화가 매 분기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미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내놓은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추가 요구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떨어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카드사 실적에 대해 양호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그러한 평가는 결국 상생금융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실제론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생각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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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 위한 내실 경영에 박차

'안정 속 위기'에 카드사들은 '긴축' 기조의 내실 경영을 통해 내년까지 이어질 위기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각 카드사 역시 선제적으로 대응 방향을 공개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생존을 위한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며 롯데카드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역량 강화를 통해 불안정한 외부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비용효율화 등을 통해 내실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카드도 "연체율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신용판매나 금융 등 본업에 충실하겠다"고 언급했으며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하나카드도 리스크 관리 및 비용 효율화를 기반으로 한 내실 경영 의지를 피력했다.

실적 개선을 위한 카드사의 방안 역시 속속 공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업다각화 △데이터 사업 등이 있으며 일부 카드사는 회원 기반 성장을 가속화하는 방안과 본업경쟁력 강화 방안도 내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 창출을 위한 신사업 개발은 물론 고금리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조달 비용 줄이기 등의 방안 마련도 내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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