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워싱턴D.C 국립아시아미술관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제공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워싱턴D.C 국립아시아미술관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야권에 이어 여권 내부에서도 대통령실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10 총선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국민적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는 의혹을 하루빨리 해소해 악화한 여론을 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에 휩싸인 데 대해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라도 용서를 구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은 "국민의 감성이 돌아섰다고 본다”며 “분명히 상대방의 몰카 공작이었고 처벌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국민은 각자에게 요구되는 어떤 도덕적인 수준이 있고 영부인의 지위와 역할, 기대치가 있는 건데 그걸 무너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은 여당 비대위원 가운데 처음으로 해당 의혹에 대한 사과 필요성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민심을 대표하고 싶은 여당에서 목소리가 처음 나왔다는 것은 부끄러운 부분"이라며 "시중에서 정말 부글부글 끓고 있는 여론을 제 음성을 통해서 나타났다 뿐이지 이게 어떻게 제 생각이겠나"라고 밝혔다.

앞서 김 비대위원은 비대위에 합류한 뒤 여당 내에서는 처음으로 '김건희 리스크'라는 표현을 언급하면서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전날에는 이번 의혹을 '정치 공작'으로 규정한 것을 두고 "TK(대구·경북)의 시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하는 현역 의원들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전날 하태경 의원이 현역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뒤 봇물이 터진 모양새다.

이용호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몰카 정치공작이 맞다”면서도 “국민이 볼 때 받은 것도 사실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죄송하다’ 그런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그걸 인정하고 ‘내가 앞으로 더 잘하겠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겠다’고 얘기하는 걸 듣고 싶어한다”면서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을 그냥 깔끔하게 얘기하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훈 의원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공작이나 함정이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지지자들에게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나온다. 일반 국민은 불편함이 크다"며 "사실관계를 떠나 이런 불편함을 대통령실은 충분히 헤아릴 필요가 있다. 국민에게 충분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당 내부에서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김 여사의 사과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까닭은 총선 패배의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밥상머리 민심'이 모이는 설 연휴 전 이 문제를 해결해야 싸늘한 민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해당 의혹과 관련해 "전후 과정에 아쉬운 점이 있고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만큼, 사과를 요구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목소리는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의 본질을 잊으면 야당의 정치공작 노림수에 말려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특정 이슈가 선거 전체 승부를 결정짓는다고 보지 않는다"며 "종합적 국정운영 평가, 좋은 정책 개발 등 복합적이고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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