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서 '디지털 권익 보호' 7차 민생토론회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앞으로 3년간 1500여개의 행정 서비스 서류를 전산화하고 인증증명도 디지털 인감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게임 산업에서의 소비자 보호와 의료 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 창업존에서 '상생의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를 주제로 일곱 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지금 우리의 삶은 디지털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식당에 가도 키오스크(무인 주문 기계)로 주문하고,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게 일상화됐다"라며 "디지털이 우리 삶을 바꾸고 있지만,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도 그만큼 빠른 속도로 등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정서비스 구비서류를 간소화하고 정부 각 부처의 데이터베이스를 한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디지털 정부는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인데도 국민들께서 그 편의성을 체감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매우 많이 남아 있다"며 "부처 간 벽을 허물고 흩어져 있는 정보와 데이터를 모아서 원스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임기 내 총 1500여 개의 행정 서비스 구비 서류를 완전히 디지털화할 예정이고, 도입된 지 이제 110년이 된 인감증명을 디지털 인감으로 대폭 전환하겠다"면서 "국민들이 이리저리 뛰고 각종 증빙서류를 준비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필요한 업무를 신청할 수 있게 하면, 매년 7억 건에 달하는 구비서류를 30%만 디지털화해도 조 단위의 예산이 절감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게임산업을 대표적인 디지털 융합 산업으로 꼽으면서 게임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사업자와 소비자의 관계에서 소비자 보호가 안 되면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거나 시장이 커지기 매우 어렵다"며 "특히 소비자 보호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다수의 소액 피해자 구제"라고 말했다.
이어 "소위 소액 사기를 많이 저지른 사람들을 처벌하거나 또 그 사람들이 얻은 이익을 피해자에게 회수시키기 위해서는 사법 절차가 중요하다"며 "게임산업 증진과 피해 구제에 관한 법제를 포괄적으로 만들어서 게임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소액 사기를 막아 매출을 일으키고, 서비스를 종기에 종료하는 '먹튀 게임'에도 철저하게 대응하는 등 게임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표적 불공정 사례라 할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많은 게임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게임에서 멀어져가서는 안 된다"면서 "올해 초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를 시작으로 게임사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 소비자 보호 공약을 차질 없이 지켜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비대면 진료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시범 사업 형태로 비대면 진료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격 약품 배송은 제한되는 등 불평과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많은 국민들이 비대면 진료에 관해서 법 제도가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오늘 제기되는 문제들을 법 개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국민이 편리한 원스톱 행정서비스 제공'과 '게임소비자 권익을 높이는 게임산업 조성', '디지털 의료서비스 혁신' 등 3가지 주제로 일반 참석자들이 다양한 경험과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행정서비스를 받기 위해 많은 서류를 떼어야 했던 경험, 게임 아이템 사기와 같은 피해 경험, 비대면 진료 활성화로 자녀와 노부모 돌봄이 편리해질 것이라는 기대감 등을 공유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비대면 진료를 의료계와 환자 내지 소비자의 이해충돌 문제로 많이들 접근하고 있지만, 의료서비스의 디지털화 및 글로벌 경쟁력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보다는 관련 산업을 키워가며 행정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의료산업이 더 발전하려면, 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디지털화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도국들의 제도를 뛰어넘는 혁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김성회 게임 유튜버, 전소혜 디지온케어 대표이사, 김유리안나 웰로 대표이사 등 게임·의료·행정 분야 전문가 및 기업인, 소상공인 등 국민 50여명이 자리했다.
정부에서는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장,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상윤 사회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