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TK서 尹 긍정 45%, 부정 48%
"한동훈, 친박 민심 위한 회유책...유영하 공천될 것"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가르침을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집토끼 챙기기’를 꾀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일 한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자신의 비서실장인 김형동 의원을 통해 대구 달성군 박 전 대통령 사저로 축하 난을 보냈다. 축하 난은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가 대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한 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이 이날 대구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질 것이란 보도가 나왔으나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언론 공지를 통해 "해당 보도는 오보"라고 부인했다.
전통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지역은 박 전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이곳에서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유 변호사가 대구 달서구갑 출마를 공식 선언한 만큼 한 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유영하 변호사의 공천 논의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4·10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행사할 영향력에 대해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은 오는 5일 대구에서 회고록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두고 “회고록과 북 콘서트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님의 진심을 읽고 재임 중의 좋은 정책과 업적들을 다시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 역시 최근 TK지역의 민심 이탈 우려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TK(대구·경북)지역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45% 부정 평가는 48%로, 부정 평가가 앞섰다(조사기간: 1월 30일~2월 1일,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표본오차 ±3.1%포인트에 95% 신뢰수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총선을 앞둔 이 시점에 박 전 대통령의 출판기념회 등 일정은 친박(親박근혜)계에 큰 정치적 힘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보수층 결집 측면에선 친윤(親윤석열)계에 부담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한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상대적으로 TK지역에서 조직적 기반이 약한 친윤계가 친박 민심을 잡기 위한 회유책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한두 명 정도의 친박 인사의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라며 "유영하 변호사의 공천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